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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이 3일 오후, 선수들의 훈련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오키나와=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LG 양상문 감독은 “상대를 피곤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래서 양 감독은 캠프시작과 함께 ‘뛰는 야구’를 공표했다. 그리고 미국과 일본에서 열린 캠프기간 내내 선수들에게 그 부분을 강조했다. 뛰는 야구는 끈질긴 야구과 맥을 같이 한다.

양 감독은 3일 오후 “우리가 뛴다라고 말을 하는건,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심기 위해서다. 선수들 자신에게도 각인되는 효과가 있다”라고 했다. 이는 시범경기에서도 그대로 연결된다. 양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남은 마지막 주안점도 마찬가지다. 많이 죽을 것이다. 일부러 공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또한 자신있고 역동적인 모습을 위해 “선수들이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제스처도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실 돌아보면 LG는 지난 시즌 마음이 조급했다. 가라 앉을수록 더 여유를 가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부분을 극복하기 어려웠다. 벤치에선 작전을 내기가 힘들었다. 히트앤드런 사인을 내면 변화구에 방망이가 허무하게 돌아갔다. 주루 플레이도 적극적이지 못했다. 상대는 LG를 만나면 자신감이 생겼고 LG는 그 반대였다.

양 감독은 뛰는 야구의 근간이 되는 끈질긴 야구를 위해 선수들에게 아웃되는 연습을 시켰다. 양 감독은 동기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위한 동기의식이 필요했다. 캠프에서 선수들에게 말했다. ‘시범경기까지는 우리가 죽는 연습이다. 무조건 뛰어라. 과감하게 뛰어라”고 강조했다.

그 효과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기록으로 나왔다. 이준형, 정주현 등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연습경기이지만, 5승 2무 1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마운드의 높이는 더 높아졌고 팀타율도 3할 중반 이상을 기록했다. 양 감독은 “선수들이 아웃될까 뛰지 않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캠프를 통해 많이 바뀌었다”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양 감독은 “앞으로 더 많이 아웃이 나올 것”이라고 밝히며 시범경기까지 ‘OUT’을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로 계속 끌고 나갈 생각을 분명히 했다. 두 달 정도의 캠프기간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이 확 상승하지 않는다. LG의 선택은 우선 분위기 쇄신이었다. 외부엔 ‘뛰는 야구’로 표출됐다.

팀 리빌딩은 승리를 통해 더 효과적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LG 코칭스태프는 올시즌 승리를 위해 가장 현실적인 판단을 내렸다. 선수구성과 구장환경 등 모든 면을 고려했다. 그 결과는 이제 시범경기를 거쳐 실전에서 나타날 것이다. 이제 LG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올시즌 무대에 뛰어 오른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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