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소닉 이대형도 \'아! 살고싶다\'[SS포토]
프로야구 막내구단 KT의 단내나는 스프링캠프가 조범현감독의 지휘아래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10일을 넘기고 있다. kt 이대형이 수비전술훈련에서 협살에 걸려 태그아웃되고 있다. 투산(애리조나)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스프링캠프를 시작한지 25일이 훌쩍 지났다. 일정의 반이 지나간 셈이다. 삼성은 이미 괌에서 치른 1차 캠프를 마치고 오키나와로 이동해 실전 모드에 들어갔다. 설날인 8일에는 KIA가 ‘짧게’ 고향땅을 밟은 뒤 오키나와로 향했고 한화와 LG 넥센 등도 연습경기를 위해 이동할 예정이다.

선수들에게는 이 짧은 이동 시간이 하나의 해방구다. 이동일에는 훈련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전날 저녁에 삼삼오오 모여 회포를 풀며 짧은 여유를 즐긴다. 2차 캠프는 연습경기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체력과 기술훈련 중심이던 1차 캠프 때보다 시간이 훨씬 빨리 간다.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조율하는 베테랑들도 슬슬 실전모드로 전환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실전 중심으로 캠프가 치러지면 감독과 선수간 혹은 선수끼리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한다. 젊은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매일 120%씩 기량을 쏟아낸다. 경쟁심이 불을 뿜는 시기라는 의미다. 베테랑들은 자기만의 페이스가 있으니 초반에는 후배들의 분전을 그저 지켜보기만 한다. 그 속에 약간의 ‘안일함’이 담겨있다. 어차피 시즌에 들어가면 ‘팀내 주축인 우리가 뛰게 돼 있다’는 생각을, 사람이기 때문에 한다. 감독들의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베테랑들만으로 시즌을 모두 치를 수는 없으니 젊은 선수들이 성장 해야 하는데, 이들이 시범경기 개막도 하기 전에 지쳐 나가 떨어지면 곤란하다. 신인티를 벗어나 베테랑으로 가는 5~6년차 선수들의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신인들처럼 120%하지도, 베테랑들처럼 알아서 조절할 수 있는 완벽한 노하우가 생기지 않은 상태라, 2월 중순부터 개막 전까지 컨디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선발왕국 KIA의 임준혁 \'내자리 넘보는 후배들 무지장하네\'[SS포토]
21일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스프링캠프지에서 시즌준비에 돌입한 KIA타이거즈가 꿀맛같은 하루휴식을 취한후 전지훈련을 재개했다. 스코츠데일(애리조나)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프링캠프는 ‘희망’을 얘기하는 무대라, 긍정적으로 이 현상을 바라보면, 건강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방구단의 한 베테랑 선수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잘 물어보지 않는다.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고, 묻질 않으니 먼저 이러쿵 저러쿵 조언하기도 어렵다”며 웃었다. 또다른 팀의 신인급 선수는 “최선참 선배님들께는 솔직히 말도 못 건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떨려서 먼저 말을 건네기 힘들다”며 웃었다. 서로 쑥스러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 가교 역할을 5~6년차 선수들이 해주면 금상첨화다. 신인들의 기분도 알고, 베테랑들의 성격도 모두 파악하고 있으니, 컨디션 관리 등에 관한 조언을 구하기 수월하다. ‘지금은 열심히 하지만, 어차피 시즌에 들어가면 우리가 뛸 것’이라고 생각하던 베테랑들도 매일 120%를 쏟아붇는 어린 후배들을 바라보면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이것 저것, 체력 관리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는 승패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팀 색깔을 결정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기동력을 집중 점검한다거나,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직구만 던지며 구위를 점검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는 팀도, 장점을 강화하려는 팀도 있어, 그 색깔차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새로 입성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전력 탐색 시간도 연습경기에서 시작된다. 일부러 치기 좋은 공을 던져보기도 하고, 결정구를 감춘채 볼만 던져보기도 한다. 스윙 궤도나 타이밍 등을 선수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정보를 서로 공유한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는 시기이지만, 정보전은 사실상 개막한 것이다.

올해는 세 군데에서 연습경기가 펼쳐진다. ‘오키나와 리그’에는 일본프로야구팀을 포함해 KBO리그 6개 팀이 입성한다. 규슈 남단인 미야자키와 가고시마에는 두산과 롯데가, 미국 LA에서 NC와 kt가 실전감각 익히기에 돌입한다. 연습경기가 끝나갈 무렵, 선수들은 올시즌을 어떻게 예상할까. 겨우내 흘린 땀의 첫 번째 결실이 작지만 옹골차게 맺어지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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