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범
구상범 성남 18세 이하 유소년 팀 감독이 27일 독일 쾰른 근교 헤네프체육학교에서 가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쾰른(독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성남형 유소년 축구 공정의 최상위인 18세 이하(U-18) 팀의 수장으로 부임한 구상범 감독은 “선수별로 2~3가지 포지션을 익혀 프로에서도 장수할 인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 감독은 27일 독일 쾰른 근교에 있는 헤네프체육학교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갈수록 프로 세계는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자기 포지션에서 경쟁자에게 밀려 프로 인생을 제대로 꾸리지 못하는 자가 많은데, (유소년 최고 레벨인) U-18에서 선수들이 최소 2~3가지 포지션에 능숙해지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성남 구단의 유소년 지도자 공개 채용을 통해 U-18 지휘봉을 잡은 구 감독은 공개테스트에서 합격, 내년부터 합류할 중학교 3학년 14명과 독일 연수 중이다. 27일 독일 쾰른 근교에 있는 헤네프체육학교에서 열린 게르마니아 빈덱(5부리그)과 친선경기에서 이재현의 멀티골 등을 앞세워 5-0 대승했다. 앞서 빅토리아 쾰른, 레버쿠젠, 샬케04와 만나 1무2패로 주춤했던 성남 U-18은 최종전에서 첫 승을 따냈다. 구 감독은 “선수들이 ‘우리 더 해야합니다’라며 더 큰 동기부여를 느낀 게 소득”이라며 “국내 선수들의 기술 수준은 나쁘지 않다. 독일 선수와 차이점은 자신감과 경기에 대한 의지다. 어릴 때부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경기 감각을 익혔고, 지도자의 지도 방식도 달랐을 것”이라고 했다.

테스트에서 선발한 선수끼리 아직 서먹한 기운이 맴돌고, 구 감독도 독일행 비행기에 오르며 업무를 시작한 셈이다. 경기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으나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구 감독은 “U-18 선수들은 완성 단계에 가야하는 선수인만큼 (기술적인 요소에) 전술적으로 강한 자를 만들겠다”고 했다. 또 프로 입성 직전 다채로운 포지션을 소화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핵심이다. “나 역시 오랜 프로 생활을 하면서 골키퍼를 제외하고 대부분 포지션을 나 뛰어봤다. 한가지 포지션에만 승부를 걸면 프로에서 이기기 어렵다. 2~3가지 포지션을 해내야 장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94 미국월드컵 멤버인 구 감독은 1986년 K리그 럭키금성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LG, 대우를 거쳐 1995년 포항에서 선수 은퇴했다. 프로 통산 198경기 16골 20도움. 강원과 상주에서 코치직을 맡으며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연고가 없던 성남의 유소년 팀을 맡으리라곤 본인도 예상하기 어려웠다. “은퇴 이후 영국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을 때 유소년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 당시 국내에 프로 유스팀이 없을 때였는데, 한 관계자가 ‘당신이 지도자가 되면 유소년에 신경 써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성남이 인연이 됐다”며 “구단주의 뜻처럼 기량 향상 뿐 아니라 청렴하고 인성도 훌륭한 인재를 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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