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레이스를 추리할 때 가장 염두에 둬야될 것은 ‘어떤 말이 가장 편하게 레이스를 전개할 것인가’이다.

편안한 레이스란 상대마와 불필요한 경합의 과정없이 그야말로 자신이 최대한 힘을 안배하며 여유있게 질주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인코스를 선점한채 옆에 걸리적 거리는 상대마가 없는 경우, 이른바 ‘나홀로 레이스’가 경주전개상 최상의 조건이 되는 셈이다. 게다가 전개순위 3~5위권을 유지한 상태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위치가 된다.

편한 레이스 전개를 거친 경주마들은 그렇지 못한 말들에 비해 입상률이 월등히 높다. 따라서 베팅의 승리 방정식은 레이스 추리를 거쳐 가장 유리한 마필을 찾아내는 것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필 능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망설일 필요가 없다. 능력마가 최악의 레이스를 펼치는 것과 복병마가 최선의 레이스를 전개하는 것은 서로 상쇄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베팅의 가치는 충분히 있는 것이다.

기실 필자가 게이트가 유리한 마필에 대해 한결 높은 점수를 주며 강조하는 이유도 코너웍에 대한 이점도 있겠지만 편안한 레이스를 전개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이런 논리를 역이용해서 가장 최악의 레이스를 전개할 가능성이 높은 마필을 추려내는 것도 상당히 재밌는 발상이다. 불리한 게이트에서 외곽을 돌며 상대마들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하는 마필이 인기마라면 이때는 짭짤한 배당을 공략할 절호의 찬스임이 분명하다.

만일 이런 레이스 추리 자체가 까다롭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때는 아예 베팅을 포기한 것이 상책이다.

<스포츠서울 경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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