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한국시리즈 삼성, 3-4 석패에 아쉽고 부러운 눈으로...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30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 시리즈 4차전에서, 3-4로 패한 뒤 하이파이브로 기쁨을 나누는 두산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2015.10.30.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삼성의 한국시리즈(KS) 5연패를 향한 행보는 시작부터 난항이었다. 마운드의 주축 3총사 윤성환(17승8패) 안지만(4승3패37홀드) 임창용(5구원승2패33세이브)이 ‘해외도박 의혹 파문’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세 선수의 정규시즌 성적을 더하며 26승 13패 37홀드 33세이브. 정규시즌 1위 삼성(88승56패)의 핵심 전력이었다. 이들 3총사는 이전 KS무대에서 더 빛났다. 지난해 KS에서 윤성환은 2경기 선발투수로 출전해 2승(방어율1.38), 불펜의 안지만은 4경기에서 2구원승(방어율0), 마무리 임창용은 3경기 1세이브(방어율0)로 팀의 KS 4연패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들의 공백을 지우기 위해 올해 KS에서는 외국인 원투펀치인 피가로, 클로이드를 비롯해 장원삼으로 선발진을 준비했고 불펜진은 차우찬 심창민을 키플레이로 운영했다.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헐거워진 마운드였다. 삼성의 선발 마운드는 큰 힘을 내지 못했다. 피가로는 2경기에 나와 8이닝을 던지며 승없이 1패에 방어율 10.13을 기록했다. 1차전 선발로 출전하며 선봉장 역할을 맡았으나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전반기 구위에 못미치며 3.1이닝 10안타 1홈런 6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그는 3일을 쉬고 4차전에 나왔지만, 4.2이닝 7안타 4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또다른 외국인 투수 클로이드는 3차전에서 5이닝 5안타 3실점으로 버텼지만, 상대선발 장원준의 7.2이닝 6안타 1실점 호투에 밀려 패전투수가 됐다. 유일한 토종 선발 장원삼은 2차전에서 6이닝 7안타 4실점을 기록했고 마지막 승부였던 5차전에서는 2.2이닝 8안타 7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두 명의 투수가 빠지며 선발진보다 더 큰 우려를 낳았던 불펜진은 나름 성과를 냈다. 전천후 투수로 지목 받았던 차우찬은 2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심창민이 4경기에서 2이닝 3실점(방어율9.00)으로 흔들렸으나 백정현 권오준 정인욱 박근홍은 제 몫을 했다. 두산에서는 니퍼트, 이현승이 여전히 가을 최강자의 모습을 보였는데, 믿었던 함덕주가 의외로 흔들리며 불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은 1차전에서 9-8 대역전극을 만들어 냈는데, 피가로가 3.1이닝 6실점으로 내려간 뒤 박근홍 권오준 백정현 심창민 차우찬이 잇따라 등판해 역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날 타선도 박석민과 나바로의 홈런, 박한이 채태인 이지영 등의 멀티히트로 1차전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첫 판을 이긴 후 내리 4연패하며 한국시리즈 조연에 그치게 됐다. 1차전부터 달아오르는 듯 했던 타선이 침묵을 지킨게 가장 큰 패인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2차전에서 1차전과 같은 타순을 들고 나왔는데, 산발 6안타 1득점에 그쳤다. 식어가는 방망이의 전조였다.

삼성 벤치는 3차전에서 구자욱을 톱타자로, 이승엽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강수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러나 팀타선은 8안타 1득점에 그쳤다. 안타를 쳐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반면 두산은 6안타 5득점으로 타선의 응집력을 보였다. 삼성은 1승 2패로 뒤진 4차전에 다시 또 타선을 손질했다. 이승엽이 선발로 돌아왔고 테이블세터에선 박해민을 빼고 배영섭을 구자욱 뒤에 배치했다. 구자욱은 1안타 2타점, 이승엽과 배영섭은 멀티히트로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삼성 1점차로 뒤진 9회 1사 만루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내리 3연패했다.

벼랑끝에 몰린 5차전도 4차전과 같은 타순이었다. 빈타에 허덕이던 최형우가 그대로 4번 자리를 지켰는데, 류 감독은 “내가 우리팀 4번 타자를 못믿으면 누가 믿겠는가. 부진하다고 뺄수는 없다”며 중심타선을 그대로 끌고 갔다. 그러나 최형우는 5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삼성벤치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최형우는 KS 5경기에서 21타수 2안타로 타율 0.095를 기록했다. 대체 요원이 없는 나바로(타율0.211.4타점)도 1차전 홈런 이후 그 위력을 다시 보여주지 못했다. 유격수 김상수 역시 타율 0.133(15타수2안타)에 그쳤다. 이승엽이 팀내 최고인 4할타를 치며 분전했다.

삼성의 KS 팀타율은 0.251에 43안타 13타점인데, 류 감독은 “타선이 안 터지면 투수쪽에서 밀리는데 타선이 잘 연결되지 않는다. 연속안타와 장타가 나오면서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잘 안된다”고 토로했는데, 그런 장면이 시리즈 내내 계속 발생했다. 삼성은 이번 KS를 앞두고 정규시즌 팀타율 1위의 타력으로 낮아진 마운드를 극복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무위에 그쳤다. 반면 두산은 팀타율 0.331에 54안타 32타점로 마운드 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삼성을 압도했다. 정수빈이 5할 중반대, 김현수 민병헌 허경민이 4할 이상의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며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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