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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잠 프로젝트. 제공 | 플럭서스뮤직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최근 첫 정규 앨범 ‘룩 인사이드(Look Inside)’를 발표하고 활발하게 활동 중인 어쿠스틱 팝 듀오 꽃잠프로젝트(거정, 김이지)의 평균 나이는 32세다. 얼핏, 감미로운 선율이 주를 이루는 부드러운 기타팝 밴드로서 적절한 평균 나이로 보인다. 그런데 안을 들여다 보면 약간 느낌이 다르다. 두 멤버의 나이차가 무려 22세다. 리더 겸 프로듀서 거정은 43세. 보컬 김이지는 21세다. 거정은 김이지의 어머니보다 세살 많다. 멤버 구성만 보면 묘한 긴장감과 재미가 느껴진다. 꽃잠프로젝트 멤버들은 주장했다. “멤버 구성상 우리는 2040 세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팀이다.”

이 팀은 어떻게 결성됐을까. “호란 등과 ‘이바디’란 팀을 함께 했다. 그후 내 음악을 해보려던 때 누군가 이지를 추천해줬다. 당시 이지 나이가 19세였다. 세대차이나 장벽이 있을 것 같아서 그땐 내가 거부했다. 그런데 만나보니 이지 부모님이 음악계에 몸담았던 내 선배들이었다. 이지와 얘기하는데 음악적으로 잘 맞더라. 또 함께 작업을 하다 이지의 목소리 톤이 지닌 감성에 반했다.”(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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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잠 프로젝트. 제공 | 플럭서스뮤직

22세 차이지만 세대차이는 느끼지 않는다. “처음 녹음실에서 거정 오빠를 봤을 때는 오빠가 러시아 사람인 줄 알았다. 금발에 모자를 쓰고, 외모가 이국적이었다. ‘이 회사에는 외국 아티스트가 있구나’하며 신기했었다. 처음에 함께 할 땐 어떻게 호칭해야 할지 몰라 아예 안불렀다. 그러다가 ‘오빠’라고 부르게 됐는데 큰 오빠처럼 상냥하다. 별로 부담을 주진 않는다.”(김이지)

김이지의 말을 듣던 거정이 이런 고백을 했다. “음악적으로 세대차이를 느낀 적은 없는데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한 적은 있다. 이유를 묻진 않았지만 사생활 침해라고 느낀 것 같더라. 두고 봐라.(웃음) 음악 외에 영화, 음식 등 다른 이야기를 할 땐 내가 아는데 이지는 모르는 게 가끔 있다. 그러나 큰 문제는 아니다.” 이 말을 들은 김이지는 왜 페이스북 친구신청을 거절했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딴청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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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잠 프로젝트. 제공 | 플럭서스뮤직

거정은 90년대 이승환, 이승철, 신승훈, 유희열, 롤러코스터 등의 콘서트에서 드러머로 활동했던 일류 세션맨 출신이다. 음악계에 몸담은 기간이 김이지의 나이보다 많다. 자칫 김이지가 기가 죽을 수도, 자기 의견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거정은 “보컬로서 이지는 분명 가공이 안된 측면이 있다. 그런데 그게 장점일 수 있다. 잘못된 습관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특별히 요구하는 건 없다. 답은 이지 스스로 택해야 하는 것이다. 이지와 함께 팀을 할 때 내 지난 경력은 무의미하다. 팀에서 보컬리스트가 미치는 영향은 98%라고 본다. 보컬에 따라 팀 전체의 음악적 성향이 바뀔 수 밖에 없다. 이지를 만난지 2년반 정도가 지났지만 이지는 계속 바뀌고 있고, 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음악을 정의내릴 수 없다.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나도 흥미롭다”는 입장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꽃잠프로젝트는 팬들에게 이런 포부를 밝혔다. “멤버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거부감을 느끼지 말아달라. 우리는 구성상 20~40대를 아우를 수 있는 밴드다. 내 생각보다는 이지의 생각, 보컬의 감성을 많이 녹여내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런 과정을 진행할 것이다.”(거정) “꽃잠프로젝트 만의 장르를 만들어가고 싶다. 우리가 기존 장르나 팀을 따르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노래를 들었을 때 팬들이 ‘이거 꽃잠 프로젝트의 느낌과 비슷한데’라는 생각이 들게 노력하고 싶다.”(김이지)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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