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빈자리가 저렇게... 가을야구 맞아? (준PO 1차전)
[잠실=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10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넥센의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렸다.연휴에 펼쳐지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임에도 불구하고 관중석의 빈자리가 눈에 많이 띄고 있다. 2015. 10. 10.thunder@sportsseoul.com

[잠실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가을잔치가 연일 불을 뿜고 있다. SK와 넥센의 와일드카드전을 시작으로 10일 넥센-두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2경기에서 연거푸 연장 혈투가 벌어지는 등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다. 매 경기 손에 진땀을 쥐게 하는 짜릿한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지만 아직 흥행 열풍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포스트시즌 경기는 프로야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최고의 흥행카드다. 매진사례가 속출했고 한동안은 포스트시즌 경기의 입장권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웠다. 그런데 올 시즌엔 스산한 날씨 만큼이나 관중석 풍경도 을씨년스럽다. 이 두 경기의 누적 관중수는 2만8302명에 불과했다. 7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와일드카드전에 7469명의 관중이 입장했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2만833명의 관중이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목동구장의 관중수용 규모는 1만500명, 잠실구장은 2만5000석이다. 아슬아슬하게 만원관중 동원에 실패한 것이 아니었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그라운드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관중석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와일드카드전의 관중수는 2005년 문학구장에서 열렸던 SK와 한화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기록했던 6959명 이후 포스트시즌 최소 관중이다. 5위 싸움이 한창이었던 페넌트레이스의 관중동원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평일 경기인데다 팬층이 두껍지 못한 편인 SK와 넥센이 맞붙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실망스럽다. 넥센은 시즌 막판 선두 싸움에서 밀려난데 이어 두산에 3위까지 내준 가운데 포스트시즌을 맞았고 와일드카드전을 앞두고는 티켓 우선예매 과정에서 실수를 하면서 팬심을 잃었다. 악재에 악재가 겹친 셈이다.

준플레이오프로 접어든 뒤로는 하늘까지 외면했다. 7년 연속 홈 관중 100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탄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두산마저도 가을잔치 첫 날 잠실구장을 꽉 채우는데 실패했다. 오전부터 천둥번개가 내리쳤고 부슬부슬 비가 내려 경기 개시 자체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날씨 탓에 이미 판매됐던 예매분 3000여장이 취소됐을 정도였다. 8회부터 다시 비가 내려 선수들은 물론 야구장을 찾은 팬들까지 커다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벌어진 11일에도 똑같은 상황이 이어졌다. 이날도 예매를 통해 사전 판매된 티켓은 2만1700여장에 불과했다. 그나마 전날에 비해 빗줄기가 가늘었고 오후 늦게는 비가 걷힐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뒤늦게마마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지만 비가 그친 뒤 기온까지 뚝 떨어지면서 가을잔치의 열기도 차갑게 식어버렸다. 2회말 잠시 비가 흩날린데 이어 8회초 넥센의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비가 쏟아져 33분간 경기가 중단되기까지 했다. 박진감 넘치는 한 점차 승부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기 관중은 최종 2만2765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포스트시즌은 지난 해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넥센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6차전부터 5경기 연속 매진에 실패했다. 공교롭게도 이 5경기에는 모두 넥센이 관련돼 있다.

비의 심술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이 예정된 16일과 플레이오프 2차전이 잡혀있는 19일 전후로도 비 예보가 있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 선착해 있는 NC와 삼성도 팬층이 두껍지 않은 팀들이라 자칫 역대 최악의 흥행기록이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이 공공연하게 나도는 가운데 하늘까지 도와주지 않으니 푸짐한 상을 받아놓고도 흥이 나지 않는 가을잔치가 되고 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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