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손흥민, 이젠 최고 리그 선수답게
손흥민이 31일 오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오는 9월 3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차전 라오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축구 국가대표팀 소집 훈련에 참가해 몸을 풀고 있다. 최재원선임기자 shine@sportsseoul.com

[화성=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주말을 뜨겁게 달군 손흥민(23)의 토트넘행은 ‘깜짝 이적’으로 보기엔 오랜 기간 고심한 결과물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구애를 받고 움직인 건 맞지만, 지난 시즌 말미 전 소속팀인 레버쿠젠 구단의 달라진 행동으로 이적 추진의 가속페달을 밟게 됐다.

손흥민의 국내 일정을 관리하고,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축구아카데미 관계자는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스포츠서울에 ‘토트넘 이적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애초 손흥민과 손 감독은 토트넘 이적 협상과 관련해 측근에게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비밀리에 추진했다. 이적확정 뒤 아카데미 관계자에게 정황을 알렸다. 이날 ‘손 부자’를 마중 나온 아카데미 관계자는 “레버쿠젠 구단에서 지난 시즌 말부터 손흥민에게 전과 다른 애매한 행동을 한 것 같다”며 “그라운드 밖에서 뿐만 아니라 어느 순간 경기 중에도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한 플레이를 주문했다. (코치진도) 역습 과정에서 오른쪽에 서는 카림 벨라라비에게 공을 몰아주기를 바랐다고 하더라”고 했다. 로저 슈미트 감독을 비롯해 레버쿠젠 구단에서 손흥민에 대한 가치가 입단 초와 온도 차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아카데미 관계자는 “사실상 이쯤부터 (손흥민이)팀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의지를 지닌 것 같다”고 했다.

더구나 율리안 브런트 등 대체자가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레버쿠젠 전술 자체가 수비에 역점을 두는 방향으로 가면서 손흥민의 존재 가치가 예전보다 줄어든 게 사실이다. 레버쿠젠 구단으로서는 한 시즌 17골을 넣으며 승승장구한 손흥민을 높은 가치로 판매할 적기이기도 했다. 아무리 컨디션이 온전치 않았으나 올 시즌 초반 분데스리가 2경기에서도 손흥민은 교체 1순위였다. 때마침 공격수 보강에 주력 중인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손을 뻗었는데, 레버쿠젠 구단은 최대한 높은 이적료를 받기 위해 최초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흥민이 평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동경했고, 토트넘행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이적 추진은 힘을 받게 됐다. 대신 레버쿠젠 구단은 손흥민의 이적 소문이 나지 않도록 물밑 협상을 요구했다. 선수단 측에도 손흥민 이적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동료 사이에서 ‘훈련 무단 불참’, ‘연락 두절’과 같은 발언까지 나왔다. 결국 손흥민은 3000만 유로(약 400억원)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친정팀에 안기고 새 둥지를 찾았다.

손흥민은 대표팀 소집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선수의 가치는 중요하다. 토트넘 구단에서 내게 그러한 가치(거액 이적료)를 매겨준 것에 감사하다. 그라운드에서 가치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에버턴과 홈경기 때 팬들에게 인사한 뒤 경기를 관전한 그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환호해주셔서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최근 토트넘이 리그에서 득점이 저조하다. 구단은 내게 골 넣는 임무를 원하는 것 같은데, 선수들과 호흡을 잘 맞춰서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