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눈물 훔치는 김영권
한국 김영권(가운데)이 지난해 6월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예선 벨기에에 패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1년 전 치욕을 되갚아주기 위해서는 죽을 힘을 다해 뛰어야한다. ‘슈틸리케호’의 중앙수비수 김영권(25·광저우 헝다)이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큰 시련을 안겨준 장본인을 동아시안컵을 통해 1년만에 다시 만났다. 김영권은 동아시안컵 대표팀 중에서 유일하게 1년전 열린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와의 맞대결에서 선발출전한 자원이다. 동아시안컵에서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당시 한국에게 완승을 따냈던 알제리 대표팀 사령탑이었다. 그는 한국전 승리를 발판으로 알제리는 사상 첫 월드컵 16강에 진출시키며 명장으로 떠올랐다.

김영권은 연령대별 대표팀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수비자원으로 활약했다.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 런던올림픽 등 메이저대회마다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며 굵직한 성적을 일궈냈다. 탄탄대로를 내달리던 김영권은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처음 좌절을 맛봤다. 김영권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1무2패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안고 귀국길에 올랐다. 특히 벨기에전에서는 수비수로서 전반에만 3골을 내주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축구팬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김영권은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벨기에와의 맞대결에서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0-1로 패하자 경기 직후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대회 직후에도 큰 아픔을 겪었다. 월드컵 부진으로 인해 자신의 멘토이자 우상인 홍명보 감독이 퇴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이번 한일전에 임하는 김영권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일본 대표팀에는 브라질에서 큰 좌절을 맛보게 해 준 할릴호지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김영권의 기억 속 한일전은 아쉬움이 가득하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2-0 승리를 거뒀지만 2차례 출전한 A매치 한일전에서는 모두 패배를 맛봤다. 2011년 8월 ‘삿포로 참사’로 불리는 원정 평가전에서는 0-3으로 졌고, 2013년 한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도 1-2로 졌다. 김영권은 동아시안컵을 통해 처음으로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찼다.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도 이번 한일전의 결과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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