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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공격수 김인성(왼쪽)이 2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대전과의 홈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쉽지 않은 축구인생, 그래서 더 강해졌죠.”

돌고 돌아 온 인천에서 그의 축구가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28일 K리그 클래식 대전전에서 4호골을 터트리며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 중인 인천 측면 공격수 김인성 얘기다. 지난 시즌 전북을 떠나 올 초 인천으로 옮긴 그는 생애 처음으로 프로구단 주전을 꿰차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인천도 승점23으로 8위에 오르며 6강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K리그 드래프트에서 선택받지 못해 2011년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에 입단했던 그는 이듬 해 러시아 최고 명문 CSKA 모스크바 테스트에 붙어 입단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3년 성남 일화를 통해 K리그에 진출한 그는 전북을 거쳐 올해 인천까지 왔다. 매년 팀이 바뀐 셈이지만 그는 “그런 것들이 날 정신적으로 더 강하게 만들었다”며 “국가대표 꿈을 위해 더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올해 활약이 좋다. 주전으로 뛰고 있고, 골도 4개나 넣고 있다.

이제 절반 지났다. 그래도 인천 경기력이 좋아지는 것 같아 좋다. 개인적으로도 그렇다. 득점도 하면서 괜찮은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최고 구단 전북에서 시민구단 인천으로 온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내가 선택한 것이다. 난 출전 기회를 원했다(그는 전북에서 13경기 출전에 그쳤다. 선발은 5차례 뿐이었다). 나도 선수니까 금전적으로 손해 본 부분은 많았지만 그걸 포기하고 경기 뛰기를 원했다. 후회는 없다. 김도훈 감독님께 “인천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감독님도 “네가 오면 좋다”고 화답해주셨다.

-팀이나 김 감독과 어떤 게 잘 맞는다고 보는가.

일단 김 감독님은 선수를 굉장히 믿어주시는 편이다. 선수가 1~2번 실수해도 뭐라고 하지 않고, 알아서 느끼도록 기회를 주신다. 또 경기를 못 뛰는 선수들과는 대화를 많이 하시며 소통하신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와도 내가 많이 맞는 것 같다. 조직적인 움직임, 공격에선 압박할 것인 지, 아니면 수비적으로 돌아설 것인 지 등에 대해 플랜을 짜서 하신다.

-김인성 하면 스피드 아닌가. 그래서 기술이 부족하다는 선입견을 주기도 한다.

스피드 살리는 플레이가 생각보다 힘들다. 빠르다고 되는 게 아니다. 속도를 이용해서 타이밍을 보며 치고 나가야 하는 플레이가 어렵다. 유럽 축구 동영상 많이 보고, 또 내 경험을 살리려고 하고 있다. 그런 쪽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가레스 베일을 비롯해 동영상을 두루두루보며 연구하고 있다.

-축구 인생이 쉽지 않았다. 되돌아본다면.

그냥 지금 되돌아보면 쉽지 않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맞다. 그 순간 만큼은 내가 선택하고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 느끼고 헤쳐나가야 했다. 이제는 끄덕없을 것 같다. K리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뒤엔 내가 어렸을 때라 힘들고 그랬는데 잘 버텨냈다. 또 꾸준히 노력하다보니 좋은 결과로 가고 있다. 지금은 정신적으로 강해진 것 같다.

-러시아에선 어땠나. 정규리그는 딱 한 번, 교체로 나섰는데.

많이 좋았다. 내셔널리그에서 있다가 그 때 처음으로 프로 경험을 바로 한 거였으니까. 동료들도 거의 다 국가대표였고, 그래서 같이 운동하며 많이 배웠다. 난 2군리그에서 많이 경기했다. 1군은 많이 못 뛰었는데 그래도 같이 부딪히며 축구가 늘었다. 다른 러시아 팀들은 그렇지 않은데 CSKA 모스크바는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 볼 소유가 되고, 또 볼을 빼앗기지 않고, 수비수들은 195~6㎝ 정도로 큰데 발이 느려도 영리하다. ‘몸싸움이 필요하구나’, ‘달리기가 빨라도 되는 게 아니구나’란 것을 절감했다.

-출전 시간이 늘어났으니 앞으로 축구인생이 궁금할 것 같다.

매년 팀을 바꾸다보니 그런 변화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론 국가대표도 하고 싶고, K리그 클래식에서 두 자리 득점 생각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목표다. 팀으로는 올해 인천이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이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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