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두려움 때문에 도전하지 않는 게 최악이다.”

실수는 맞다. 하지만 실수에 앞서 시도에 무게를 뒀다. LG 염경엽 감독이 28일 전날 경기 연장 12회에 나온 오지환의 견제 아웃 상황을 돌아봤다.

LG는 지난 27일 잠실 삼성전을 2-2 무승부로 마쳤다. 12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오지환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2루 도루에도 성공해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바라봤으나 바람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1사 1, 2루에서 2루에 있던 오지환의 견제 아웃이 치명타가 됐다. 상대 투수 최하늘의 투구 모션을 공략해 3루 도루를 노렸지만 최하늘의 견제에 걸렸다. 오지환이 아웃되는 사이 1루 주자 구본혁이 2루로 진루해 2사 2루가 됐으나 끝내기 승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타석에 선 문성주가 최하늘과 9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흐름상 찬물을 끼얹은 견제 아웃. 그런데 염 감독은 완전히 잘못된 플레이는 아니라고 봤다. 그는 “지환이가 빈틈이 보였기 때문에 시도했다. 선수에게 늘 약점을 찾았는데 두려움 때문에 도전하지 않는 것은 최악이라고 얘기하곤 했다.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만일 살았으면 우리 승리 확률을 더 높여주는 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어 “물론 디테일하게 보완을 해야한다. 스타트 거는 것은 좋다. 스타트 걸고 두 발 갔다가 투수가 움직이지 않으면 돌아가야 한다. 이게 디테일인데 이 부분을 놓쳤다”며 “박용근 코치가 선수들에게 이 부분을 얘기할 것이다. 디테일은 다시 채우면 된다. 지환이에게 잘못했다고 하기 전에 시도한 것에 대해 잘했다고 박수부터 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낯선 장면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LG는 무수히 많은 도루 실패와 주루사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올해는 디테일을 채워서 확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뒀다. 염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금방 부족함을 채우고 성공을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게 우리 팀 방향이다.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 게 없다. 작년에 우리가 실패하면서도 도전해서 결과가 나왔다. 선수들도 이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어제는 실수가 많은 경기였다. 그런데 지지 않았다는 데에 의미를 두겠다. 초반에 (패배로) 끝났어야 할 경기였는데 그래도 끝까지 끌고 갔다. 이것도 힘이라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이날 오지환은 라인업에서 빠졌다. 2회초 류지혁이 도루를 시도하다가 다쳤는데 태그 아웃을 시도했던 오지환도 왼쪽 손목을 다쳤다. 류지혁처럼 큰 부상은 아니지만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지환을 대신해 구본혁이 유격수로 출장하며 8번 타순에 배치됐다.

마지막으로 염 감독은 이지강이 롱릴리프로 활약한 점을 꼽으면서 “어제 지강이가 길게 잘 던져줬다. 불펜에 무리를 주지 않으려면 롱릴리프가 잘 해줘야 한다. 삼성 타선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지강이가 잘해주고 다른 중간 투수들도 막아주면서 지지 않고 무승부를 할 수 있었다”고 불펜 투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이전에 선발 자원으로 고민했던 이지강은 롱릴리프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은 연투에 임한 유영찬, 이우찬과 함께 휴식을 취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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