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LG
LG 선수들이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LG는 삼성 상대 6연승을 기록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마법은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얘기다. 올시즌 타선 반등을 넘어 구단 역사상 최강 타선을 바라보는 LG가 그렇다. 지난해 고전을 돌아보며 캠프 기간 훈련량을 크게 늘렸다. 한겨울 영하 날씨에도 야외 훈련을 자청하면서 많은 타자들이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든다. 지난 17일까지 팀 wRC+(조정득점생산력) 118.9로 리그 1위, 구단 역사상 wRC+ 부문 2위(1위 1994년 123.6)에 올라있다.

언뜻 보면 이해하기 힘들다. LG는 우리나라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이천 실내 훈련시설을 보유했다. 라이브 배팅을 소화하는 데 문제가 없는 대형 실내훈련장에서 추위를 피해 마음껏 배트를 돌릴 수 있다. 하지만 LG 타자들은 이를 경계했다. 실내 타격 훈련에 맹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고 경쾌하게 타격음이 울려퍼지는 실내 타격이 컨디션을 오판하게 만들 수 있다고 봤다. 2021시즌 예상치 못했던 타격 부진의 원인이 캠프 기간 실내훈련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직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실내에서는 웜업 수준으로 배트를 예열하고 야외로 나가 쉬지않고 배트를 돌렸다. 이호준 타격코치와 모창민 타격코치는 무전기를 들고 타자들을 지도했다. 밖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면 제대로 배트를 휘두를 수 없다. 자칫하면 감기에 걸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타격조를 3, 4개로 나눴다. 실내와 실외를 오가며 한겨울 강추위 부담을 최소화했다.

이 코치는 지난 2월 캠프를 돌아보며 “선수들이 캠프부터 정말 열심히 하더라. 추위 속에서도 긴 시간을 투자해 야외 훈련에 임했다”며 “훈련량을 줄이는 게 요즘 트렌드 아닌가. 우리 외에 9개 구단은 겨울 국내 캠프에서 이전보다 훈련량을 줄인 것으로 알고 있다. 부상 방지, 실전 체력 등을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정말 될 때까지 훈련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먼저 움직이면서 팀 전체에 훈련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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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호준 타격코치가 지난 2월 이천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며 미소짓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결과는 찬란하게 빛난다. 지난해 팀타율 0.250(8위)에서 0.274(1위), 팀홈런 110개(공동 4위)에서 94개(1위), 팀 OPS(출루율+장타율) 0.710(8위)에서 0.763(1위)으로 수직 상승했다. 2021시즌 wRC+는 99.4로 평균에 미치지도 못했던 타선이 최고로 우뚝 섰다. 외국인타자가 기록한 홈런은 2개 뿐인데 정교함과 힘을 겸비한 타선을 완성했다.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두 자릿수 득점하며 상대를 압도한다. 지난 17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토종 선발 약점을 안타 11개로 11점을 뽑은 불방망이로 극복했다.

LG 류지현 감독은 “일단 선수들이 캠프를 앞두고 몸을 참 잘 만들었다. 코칭스태프도 작년 캠프를 돌아보며 부족했던 부분을 잘 보완했다. 야외 훈련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이호준 코치와 모창민 코치가 선수들이 추위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도록 계획을 잘 세웠다”며 “열심히 훈련한 게 자연스럽게 배트스피드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몸의 반응이 반 박자 정도 빨라지면서 장타가 나온다. 땅볼 타구보다 라인 드라이브나 홈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강한 타구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토]6연승 달성한 LG 류지현 감독
LG 류지현 감독(왼쪽 둘째)이 지난 5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화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오지환-김현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특훈은 시즌 중에도 이어진다. 채은성과 유강남은 시즌 초반부터 개인 훈련을 자청했다. 부상 복귀 후 페이스를 찾지 못했던 홍창기는 팀 훈련 이전에 한 시간씩 배트를 돌린다.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은 이재원 또한 타격감을 유지하기 위해 홍창기와 함께 훈련한다.

투타는 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투수가 고전해도 타선이 폭발하면 승리할 수 있다. 꾸준히 점수를 뽑으면 불펜 관리도 된다.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42경기가 남은 가운데 중간투수들의 이닝 분배도 문제없이 이뤄진다. 토종 선발이 고전해도 불붙은 타선과 불펜 뎁스로 승리 공식을 찾는다. 그러면서 구단 통산 21세기 최고 승패마진(17일까지 +23, 최고 2013년 +20)에도 도전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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