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선
박규선 한남대 감독이 17일 강원도 태백종합운동장에서 끝난 제17회 1,2학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 고려대를 누르고 우승한 뒤 포즈를 하고 있다. 태백 | 김용일기자

[스포츠서울 | 태백=김용일기자] “정말 기쁘네요.”

한남대를 사상 첫 1,2학년대학축구연맹전 우승으로 이끈 박규선(41) 감독은 뭉클한 표정으로 말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한남대는 17일 강원도 태백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고원관광 휴양 레저스포츠도시 태백’ 제17회 1,2학년대학축구연맹전 백두대간기 결승에서 고려대에 4-3 승리했다. 지난 2015년 이 대회 준우승한 한남대는 7년 만에 정상 재도전 끝에 웃었다. 반면 고려대는 2005년과 지난해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한남대는 전반에만 1골 1도움을 올린 박세웅의 활약을 앞세워 세 골을 몰아쳤다. 그러나 후반 킥오프 이후 24분 사이 고려대에 세 골을 연거푸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박 감독이 교체 요원으로 내보낸 정은찬이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44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정확한 슛으로 고려대 골문을 저격, 극적으로 우승컵을 품었다.

한남대 우승
한남대 선수들이 17일 강원도 태백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7회 1,2학년대학축구연맹전 백두대간기 결승전에서 고려대를 누르고 우승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 한국대학축구연맹

한남대1
제공 | 한국대학축구연맹

박 감독은 “(교체 요원까지) 15명 선수를 모두 기용하려고 했는데 실제 다 나가서 결승전을 뛰었다. 그래서 더 기쁘다”며 “분위기가 좋다. 현재 (U리그) 1위를 하고 있는데 저학년 선수가 주축으로 6~7명 뛴다. 자신감을 얻어서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현역 시절 울산 현대, 부산 아이파크에서 프로 커리어를 쌓았다. 또 국가대표 풀백으로도 활약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8강 멤버다. A매치에도 통산 8경기를 뛰었다. 그는 “난 속도를 지닌 축구를 했다. 다만 기술이나 세밀한 부분을 더 배웠다면 더 큰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라며 “지금 기본기 뿐 아니라 상황별 어떠한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상황 훈련을 많이 시키는 편”이라고 밝혔다.

한남대는 이날 결승전에서도 골키퍼와 수비수부터 착실하게 빌드업을 거쳐 경기를 운영했다. A대표팀 ‘벤투호’가 펼치는 스타일과 유사했다. 박 감독은 “내가 가장 추구하는 건 빌드업이다. 힘들지만 이 축구를 지속하고 싶다. 색깔을 잘 만들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부산에서 선수 은퇴한 그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그런 만큼 선수의 부상 관리도 철저하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정은찬도 부상으로 6~7개월 재활에 전념하다가 대회 개막 2주 전에 합류했단다. 박 감독은 “(정은찬에게) 5분이든, 10분이든 뛰게 한다고 약속했다. 팀 내 다른 부상자도 많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대학 생활하면서 이런 기회가 많지 않기에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정은찬이 (이날 결승골 활약을 통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을 느끼고 일어섰으면 한다”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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