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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시대에, LP가 MZ세대의 뉴트로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LP가 부활했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가 합쳐 만들어진 뉴트로(New-tro) 열풍 속에서 MZ세대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LP가 각광받고 있다. 음반의 재질이 플라스틱(Vinyl)으로 제조돼 영어권에서는 ‘바이닐’로도 불리는 LP는 불편하지만 특유의 감성이 녹아든 옛 물건을 찾는 MZ세대가 늘면서 음반시장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국내 음반 판매 사이트 예스24에 따르면 LP음반 판매는 2017년부터 매년 60~70%씩 증가하고 있다.

최근 LP 붐의 큰 축을 담당하는 건 바로 MZ세대다. 예스24가 지난해 LP 구매자 연령을 집계한 결과 20~30대가 약 40%를 차지했다. 국내 오래된 음반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팝송까지 다양한 LP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악감상 공간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역시나 20~30대 고객들이 주를 이룬다. MZ세대가 LP시장의 주 고객층으로 떠오르면서, 음반 산업계는 LP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래된 음반뿐만 아니라 2030이 선호하는 아티스트들이 음원과 LP를 동시 발매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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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아이유, 블랙핑크, 등 아이돌도 하나의 유행처럼 잇따라 LP를 발매하고 있다. 오마이걸은 제10회 서울 레코드페어에서 2018년 발표한 다섯 번째 미니음반 타이틀곡 ‘비밀정원’ 등을 담은 LP 한정판을 내놨고, 성시경은 정규 8집 ‘ㅅ’을 LP로도 5000장 한정 발매해 하루 만에 완판시켰다. 또 방탄소년단 뷔가 부른 SBS ‘그 해 우리는’ OST ‘크리스마스 트리’도 이례적으로 한정판 LP로도 발매됐다. 오랜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2PM도 정규 7집 ‘머스트’(MUST)를 한정판 LP로 발매했다. 2014년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는 LP로도 한정 판매됐는데, 중고가가 수백만원대에 거래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LP의 인기에 힘입어 1990년대 중후반 히트곡들도 LP 레코드로 부활하고 있다. 음반 기획·제작사 사운드트리와 프로듀서 겸 작곡가 김창환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옛 라인음향) 회장이 손잡고 1990년대 제작한 일부 앨범을 새롭게 LP로 선보인다. 김 회장은 과거 김건모, 클론, 박미경 등 스타들을 배출했다. 그가 제작한 김건모 1집과 3집, 클론 1집, 박미경 2집을 시작으로 매달 4, 5종의 음반을 LP 형태로 발표한다. 가요뿐 아니라 왕가위 감독의 영화 OST 시리즈 ‘화양연화’,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등도 한정판으로 나와 일찌감치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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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가치가 높은 LP 음반의 수요와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LP 산업 역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콘텐츠미디어그룹 NEW의 음악사업 계열사 뮤직앤뉴가 한국음반산업협회(이하 음산협)와 LP 음반 제작·유통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 백지영, 변진섭, 샵(S#arp), 솔리드, 신성우, 알이에프(R.ef), 윤미래, 이상은, 조덕배, 코요태 등의 음반을 LP로 재발매하기로 결정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기존 세대에겐 추억 공유를, MZ세대에겐 새로움을 선사하며 아날로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LP가 사용에는 불편하지만 한정판으로 발매되면서 희소 가치가 높아 ‘판테크’(LP 레코드판을 비싼 값에 되파는 재테크)로도 활용되고 있다. 향후 한정판 LP를 기반으로 한 NFT(대체불가토큰) 등도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멜론, 모스트콘텐츠,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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