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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예고된 참사였다. 굴욕적인 기록들을 떠안은 한국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팍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에서 만난 일본에 0-3으로 대패했다.

세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전반 22분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스즈키 유이토의 오른발 슛이 박정인의 머리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후 추가 실점 위기가 있었지만 골키퍼와 수비수의 선방에 겨우내 0-1을 유지했다.

하지만 후반 중반을 넘어서자 ‘와르르’였다. 15분 전까지 공세를 펼쳤지만 일본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이 기회를 잡은 순간마다 위협적인 슛을 떄렸고, 20분 호소야의 추가골과 35분, 스즈키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완전히 무너졌다.

조별 리그 당시 떠올랐던 결정력 부재가 8강에서도 이어졌다. 더군다나 팀 내 최다 득점자(3골)로 골맛을 봤던 조영욱(서울)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한국의 전반 유효 슛은 0개, 반면 일본은 5개였다. 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던 이강인만이 고군분투했다.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 전개에 앞장섰지만 집중 마크당했다.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방점 찍어 줄 선수의 발끝이 무뎠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없이 라인업을 꾸린 황 감독의 틈을 일본이 파고들기까지 했다. 일본은 역습 전개를 빠르게 가져가며 후방 수비를 무너뜨렸다.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일본에 한국은 속수무책이었다. 후반 2실점을 연달아 내준 장면이 그 방증이다.

한국은 6년 전 일본과 결승에서 떠안은 뼈아픈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야심차게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조별리그 때부터 곪아있던 고름이 터진 셈이다. 더군다나 일본은 2024 파리올림픽을 대비해 21세 이하 선수로 소집 명단을 꾸렸지만 ‘형’보다 나은 ‘아우’였다. 한국은 일본에 기조차 펴지 못했다.

한국은 U-23 대회에서 처음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뭐 한 번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디펜딩 챔피언 한국은 쓸쓸하게 짐을 싸야 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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