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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칸(프랑스)=조현정기자]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놓고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와 경쟁하는 작품은 무엇일까.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최고점인 별점 5개를 부여하며 “박찬욱 감독이 훌륭한 느와르 로맨스와 함께 칸에 돌아왔다. 히치콕스러웠다”는 평가를 내놓은 가운데 한국영화들과 함께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후보에 오른 총 21개의 후보작 중 이미 시사회를 한 주요 영화들에 대한 해외 논평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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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거미’(Holly Spider) - 감독: 알리 압바시 / 출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줄거리: 성노동자를 살해하는 것이야말로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 믿는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어느 여성 기자에 관한 이야기

미국 영화 전문 매체 데드라인(Deadline)은 “이 영화는 결코 안전한 장르 선택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화를 내며 반짝거린다”고 평했다.

가디언은 별 3개를 주며 “그것은 종말과 체포를 넘어 살인자의 자만심에 찬 잔인함을 극장 밖의 경찰, 법원, 언론계로 확장시킨다”고 말했다.

미국 연예전문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는 “실제 범죄를 그린 영화이기에, 스크린에서 여성을 향한 잔학 행위를 지켜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이 영화의 악마는 그 파괴적인 디테일이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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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N’ - 감독: 크리스티안 문주 / 출연: 마린 그리고르, 주디스 스테이트줄거리: 돈을 벌기 위해 해외에 나가 있었던 남성이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해버린 산골 마을로 돌아오게 되면서 겪는 다양한 사건에 관한 이야기

데드라인은 “오랫동안 칸 영화제의 총애를 받아온 크리스티안 문주가 다민족의 변종과 분열에 대한 강력한 시선으로 다시 한번 경쟁에 복귀했다”며 “여느 때처럼, 문주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수의 캐릭터들을 친밀하게 조명하며 그들이 근근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고 소개했다.

이어 “드라마화되거나 뉴스에서 자주 다뤄지지 않는 분야의 현대적 이슈에 집중하면서도 개인적인 시선으로 관찰해 신선하고 절박한 느낌을 더한다”고 호평했다.

반면, 버라이어티는 “놀랍도록 명료하고 밀도가 높은 장면이 배치되지만, 다양한 가닥들의 연결은 처음에는 식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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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 - 감독:루벤 외스틀룬드 / 출연: 해리스 딕킨슨, 찰비 딘, 우디 해럴슨줄거리: 호화 크루즈 여행에 초대 받은 모델들이 억만장자 부부, 러시아 정치인, 영국 무기 거래상, 알코올 중독자, 선장 등과 함께 무인도에 고립되면서 벌어지는 계급 역전 이야기

영국 BBC는 “2017년 영화 ‘더 스퀘어’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루벤 외스틀룬드는 또 다른 풍자극 ‘슬픔의 삼각형’으로 5년만에 칸에 돌아왔다. 이 작품은 전작을 뛰어넘는다. 초부자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정면 공격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드라인은 “이 영화는 ‘평등’에 관한 사명을 띄었다. 평등은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할 수 없으며, 재앙이 최고위급 인물의 몰락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새로운 인물이 그들을 대체하고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다. 외스틀룬드는 예술계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로, 문화 기득권층의 온화한 좌파 경건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의 모순을 긁어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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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랴’(EO) - 감독: 예지 스콜리모프스키 / 출연: 산드라 지말스카, 이자벨 위페르줄거리: 회색 당나귀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에 관한 이야기

‘이랴’는 44년 전, 영화 ‘외침’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84세 폴란드 감독 예지 스콜리모프스키의 신작이다.

스크린 데일리(Screen Dailey)는 “70년 동안 다양한 영화 경력을 가진, 84세 폴란드 감독 스콜리모프스키의 후기 창작세계가 안주할 것이라 여겼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영화 제작을 다시 시작한 이후, 새로운 주제와 공식적인 도전을 탐구해 왔다”며 “‘이랴’는 단순한 전제를 취하지만 때로는 초현실적이고, 때로는 오페라적이며, 때로는 역동적이고, 때로는 큐브릭적인 예상치 못하는 순간들이 있다”고 적었다 .

버라이어티는 “84세의 스콜리모프스키는 다른 사람들에게 같은 효과를 주기 위해 의도된 영화를 공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감동할 것이지만, 공감보다 앞서는 건 감독의 의도적 장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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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범죄’(Crimes of the Future) -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 출연: 비고 모텐슨, 레아 세이두, 크리스틴 스튜어트줄거리: 신체 변형이 보편화된 머잖은 미래를 배경으로 유명 퍼포먼스 아티스트 사울(비고 모텐슨)은 파트너 카프리스(레아 세두)과 함께 공연 중에 자기 몸이 변형되는 걸 보여준다. 국립 장기 등록소의 수사관 팀린(크리스틴 스튜어트)은 사울을 이용해 인간의 다음 진화 단계를 밝혀내려는 의문의 집단을 추적한다.

데드라인은 “크로넨버그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신체 부위와 신체에 대한 왜곡되고 건설적인 사용에 집착한다”며 “이 영화는 온전한 코미디 영화가 아니다. 고문 실험과 신체적 부패에 대한 끔찍하고 심지어 불쾌할 정도로 소름끼치는 전시가 예상외로 가볍고 심지어 장난기 어린 손놀림으로 다뤄졌다”고 평했다.

영화비평 전문 매체 인디와이어(IndieWire)는 “진정한 크로넨버그 방식이다. 영화는 새로운 것을 희생시키면서 늙은 몸뚱이를 위해 싸우지 않고, 내일의 가능성을 피하려는 헛되고 비인간적인 노력으로 어제의 규약에 매달리지도 않는다. 반대로, 교활하지만 놀랍도록 따뜻한 몸짓은 육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육체를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하며, 다음에 다가올 것에 대한 유혹적인 포옹에 도달한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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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겟돈 타임’(Armageddon Time) - 감독: 제임스 그레이 / 출연: 앤 해서웨이, 안소니 홉킨스줄거리: 1980년대 퀸즈를 배경으로 한 성장 스토리

30여 년전 ‘비열한 거리’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제임스 그레이의 신작 영화 ‘아마겟돈 타임’에 대해 미국 타임지(TIME)는 “제임스 그레이의 조용하면서도 놀라운 ‘아마겟돈 타임’은 시간의 간격에 관한 이야기”라며 “1980년경 퀸즈에서 자라면서 때때로 다른 사람의 아이들을 희생시키면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최고의 것을 원하는 부모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른들이 부주의하게 말하는 것이 아이를 짓밟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아이디어는, 우리의 도덕적 전환점이 대부분 작은 순간임을 이야기한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어티는 “그레이의 여덟 번째 장편 영화인 “아마겟돈 타임”은 그레이가 이전에 했던 대부분의 작품에서 벗어난다. 1980년 뉴욕 퀸스를 배경으로 한 자전적 성장 회고록 영화인 이 영화는 능숙하고, 엄격하고, 매혹적인 영화다”라고 소개했다.

한편, 오는 26일 오후 7시(현지시간) 영화 ‘브로커’의 월드프리미어 상영회가 예견된 가운데, ‘브로커’를 비롯해 경쟁부문에 오른 다른 영화들이 연이어 상영된다. 칸의 단골손님 다르덴 형제의 ‘토리와 로키타’, 제7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레오노로 감독의 ‘어머니와 아들’ 등도 경쟁부문에 올라, 한국영화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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