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울산 현대 선수들이 지난 21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 원정 경기 승리 이후 서포터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벌써 10승째다.

울산 현대 ‘홍명보호’가 확실한 독주 체제를 갖추면서 17년 만에 K리그 우승 꿈을 키우게 됐다. 울산은 지난 21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4라운드 김천 상무와 원정 경기에서 2-0 완승, 승점 33(10승3무1패)을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울산은 지난 제주 유나이티드와 13라운드(1-0 승)에서 리그 12개 팀 중 처음으로 승점 30 고지를 밟은 데 이어 김천전에서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에 도달했다. 홍명보 감독 부임 첫해였던 지난 시즌에도 울산은 초반 순항했으나 10승 고지를 밟은 18경기째였다. 올 시즌엔 4경기나 빠르다. 게다가 당시엔 2~3위에 매겨진 수원 삼성, 전북 현대와 승점 격차가 3~6점으로 얼마 나지 않았다면 올 시즌엔 여유가 있는 편이다.

울산은 개막 후 무패 가도를 달리다가 지난달 말레이시아에서 진행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탈락 이후 K리그 첫판이던 지난 5일 수원전에서 0-1로 져 첫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내림세를 보이지 않고 이후 4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하면서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한때 무너지면 한없이 무너지던 ‘팀 스피릿’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한다.

최기윤
울산 현대 최기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ACL 당시 선수단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던 홍 감독은 귀국 이후엔 선수의 피로와 빡빡한 일정을 고려해 유연한 리더십과 새 얼굴을 과감하게 기용하며 승점을 따내고 있다. 그 중심엔 2002년생 윙어 최기윤이 있다. U-22 카드인 그는 최근 제주, 김천전에 연달아 선발 출전했는데 신예답지 않은 과감한 드리블과 송곳 같은 패스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천전에서는 전반 15분 정확한 크로스로 레오나르도의 선제 결승골을 도왔다.

또 홍 감독은 김천전에서 공격의 핵심인 아마노 준을 아예 투입하지 않고 쉬도록 했다. 배경엔 침묵하던 국가대표 출신 윙어 윤일록이 깨어난 데 있다. 그는 7주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아 이날 전반 36분 그림 같은 로빙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고대하던 시즌 첫 골. 신예부터 베테랑까지 플랜B 구실을 한 이들이 5월 들어 팀 승리에 결정적 구실을 하면서 홍 감독을 웃게 하고 있다.

윤일록
울산 현대 윤일록.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의 독주를 가늠하게 하는 또 다른 결정적 요소는 수비다. 울산은 지난 7~12라운드까지 6경기 연속으로 실점했다. 그 사이 3승2무1패. 그러나 최근 제주, 김천전 연속으로 무실점 승리를 따냈다. 홍 감독은 제주전 당시 “그간 선제실점하고 역전승하는 경기가 몇 차례 있었는데, 그것에 도취해 있었다. 기본을 잃었던 것 같다”며 선수단에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주문했다. 수비진에서 무리한 빌드업을 당분간 자제하면서 신중하게 경기에 접근했다.

국가대표 센터백 김영권이 지휘하는 수비는 한층 안정을 더 했다. 그러다 보니 전방 공격이 더 수월해졌다. 이전보다 뛰어난 ‘리스크 관리’. 울산이 독주 체제를 갖춘 것에 핵심 비결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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