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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포항 원정에서 승리한 전북.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전주성 호랑이는 어디로 갔을까.

전북 현대는 올시즌 K리그1 13경기에서 6승4무3패를 기록하고 있다.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최근 8경기에서는 5승3무로 패배 없이 순항하고 있는데 홈과 원정에서의 성적이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홈 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6경기에서는 1승3무2패로 부진하다. 개막전 이후 5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반면 원정에서는 강하다. 최근 5연승으로 상대 홈 구장만 가면 결과를 냈다. 이 기간 단 1실점만을 기록하고, 4경기 연속 무실점에 성공했다. 탁월한 수비 집중력을 뽐내는 모습이다. 18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1-0 승리했다. 후반 포항의 파상공세를 온 몸으로 막아내며 승점 3을 사수했다.

전북은 사실상 원정 개념으로 치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3승3무로 무패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 16강에 진출했다. 유난히 원정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시즌이다.

분명 이질적이고 납득하기 어려운 지표다. 원래 전북은 안방 호랑이였다. 승강제 출범 후인 2013년부터 올해까지의 홈 경기 승률이 75.1%에 달한다. 원정 승률 67.3%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해에도 76.3%로 홈 승률이 원정 승률(65.8%)보다 10% 이상 높았다. 그러나 올시즌엔 홈 승률이 41.7%로 추락했고, 대신 원정 승률이 78.6%로 급상승했다.

왜 홈보다 원정에서의 성적이 압도적으로 좋은 것일까. 기본적으로 경기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다. 전북은 홈에서만큼은 반드시 승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격에 집중한다. 하지만 13경기서 14득점에 그칠 정도로 득점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선제골을 뽑아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상대는 원정을 온 입장이라 조금 더 조심스럽게 수비를 구축한다. 결국 전북은 공세를 취하다 역습을 허용하고 실점하는 패턴을 반복한다. 지난 강원FC전이 대표적 사례다. 실제로 전북은 최근 홈 5경기에서 모두 1실점씩을 기록했다. 5경기 중 4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줬다.

반면 원정에서는 비교적 밸런스를 잡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 홈 경기에 비해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아 수비의 안정감은 배가 된다. 5연승을 달리는 동안 전북은 한 번도 빠짐 없이 선제골을 넣었다.

심리적 요인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올시즌 전북은 초반 부진으로 인해 우승 레이스에서 울산 현대에 크게 밀린 상태다. 경기력까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아 선수들은 물론이고 김상식 전북 감독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경기장에는 선수들의 부진과 감독의 능력을 지적하는 현수막까지 걸린다. 홈에서 못 이기는 경기가 늘어날수록 압박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북은 22일 수원FC와 원정경기를 치른 후 2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5월 마지막 홈 경기를 치른다. 수원전을 잘 마무리한 후 홈에서 열리는 제주와의 맞대결에서는 ‘전주성 징크스’를 타파해야 한다. 안방에서의 강한 면모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승리에 대한 부담을 덜 필요가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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