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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한번도 이기지 못해도 괜찮아. 언제나 최선을 다해줘서 고마워.”

지난 18일 방송된 ‘골 때리는 외박’에서 ‘FC 아나콘다’는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의 활약상을 모은 영상을 함께 시청했다. 26실점만에 터진 주장 신아영의 첫 골과 에이스 무게를 이겨낸 윤태진의 두 번째 골 영상을 보자 그때의 감정이 떠오른 멤버들은 울컥하며 눈물을 훔쳤다. 그도 그럴 것이 ‘FC 아나콘다’는 지난 시즌2 예선전에서 5전 5패 전패를 기록했다.

초반부터 최약체로 꼽히며 모든 팀들이 반드시 이기고 가야할 쉬운 팀으로 지목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마냥 속수무책으로 전패를 한 것은 아니다. 예선전 강팀 ‘FC구척장신’과 ‘FC개벤져스’와의 경기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승부차기까지 끌고가는 뒷심을 발휘했다. 악바리처럼 뛰어다녔으나 현격한 전력차에 패하고 만 그들은 그럼에도 다시 일어서 뛰고 또 뛰었다.

이번 ‘골 때리는 외박’은 그래서 첫 게스트인 ‘FC 아나콘다’ 한명 한명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난 예선전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20220519) 골 때리는 외박 3회 리뷰

축구 이야기를 나누며 감정을 추스르는 멤버들에게 이수근은 충남 여성 축구단의 이름을 호명했고, 해당 팀과 내일 친선 경기가 진행됨을 알렸다. 놀라는 멤버들에게 이수근은 “내일은 승패가 아니라 축구로 시작해 만난 인연을 축구로 마무리 하자는 의미다”라며 이번 친선 경기의 의미를 덧붙였다.

‘FC 아나콘다’의 상대 팀 ‘FC 계룡후레쉬’는 매년 다수의 전국 대회에 참가하는 창단 17년 차 여성 축구단으로, 딸기 농부, 고물상 사장님, 현역 해군 중사까지 다양한 직업군의 선수가 속해있다. 선수단 소개를 들은 주시은은 “망했다. 너무 세다”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으나, 곧 감독대행을 맡은 신아영은 “저희 실점이 오늘 없을 거 같아서 2대0 본다”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골 때리는 친선경기’가 시작되고, 선수들은 공을 돌리며 초반 탐색전을 벌였다. 탐색전 중 ‘FC 계룡후레쉬’ 진영에서 오정연이 살린 공이 주시은에게 연결됐고, 단독 찬스를 맞이한 주시은이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에 맞아 튕겨나오고 말았다. 아깝게 날린 기습 찬스에 멤버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으나 이내 “몸풀기 잘했다”라며 웃으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FC 계룡후레쉬’도 이에 뒤지지 않고 위협적인 슈팅을 차례차례 선보였다. 킥인 상황에서의 기습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으나 노윤주의 안정적인 선방에 막혀 좀처럼 0의 균형을 깨뜨리지 못했다.

(20220519) 골 때리는 외박 3회 리뷰 - 복사본

혼전 상황에서 ‘FC 계룡후레쉬’의 9번 현역 해군 중사 유보미 선수가 투입되었다. 유보미 선수는 중원에서 오정연을 제치고 매섭게 돌파하여 슈팅을 때렸고, 골문 구석에 꽂히는 골로 ‘FC 계룡후레쉬’에 첫 골을 안겼다. 투입 7초만에 허용한 골에 ‘FC 아나콘다’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고, 떠오르는 패배의 악몽에 박은영은 “우리 여기서도 지면 안 된다”라며 만회를 다짐했다.

하프타임을 맞이한 ‘FC 아나콘다’는 “우리 하던 대로 하자”, “빌드업 하지말자”라며 기존 강점이 있는 세트피스 전술로 승부 전략을 변경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신아영 감독대행은 노윤주에게 ‘롱 골킥’을 주문했다. 노윤주의 골킥은 골대를 강타했고, 박은영과 오정연이 튕겨나온 세컨드 볼을 노려 헤딩을 시도했으나 서로의 머리에 박치기 하게 되며 말 그대로 ‘골 때리는’ 축구로 웃음을 자아냈다.

‘FC 아나콘다’는 상대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찬스 상황에서의 슈팅은 계속해서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오며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수근은 “잘하는데 마무리가 안돼”라고 아쉬워했고, ‘FC 계룡후레쉬’ 17번 김정미 선수의 쐐기골이 터지며 ‘FC 아나콘다’의 2:0 패배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18일 방송된 ‘골 때리는 외박’은 가구 시청률 3.7%(수도권 기준), 2049 시청률 1.5%를 기록, 최고 시청률은 5%까지 치솟았다.

캡처

시청자들 역시 시청자 게시판에 ‘FC 아나콘다’를 향한 응원이 주를 이뤘다. 한 시청자는 “아나콘다팀 승은 없었지만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진심으로 경기에 임한모습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시즌3에서도? 꼭 볼수있기를 바랍니다 아나콘다 화이팅!!!”이라고 적었다. 실력은 부족해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이들에게 시청자도 응답하는 법. ‘FC 아나콘다’가 한 골 한 골 넣을 때마다 뛸 듯이 기뻐하며 매 순간을 소중하게 대하던 그들의 진심어린 태도가 그리울 것이다.

한편, SBS ‘골 때리는 외박’은 ‘골때녀’의 스핀오프로 엠티 형식으로 경기 뒷 이야기를 허심탄회 털어놓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매주 수요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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