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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통산 1335승으로 최다승 타이 기록을 수립한 샌안토니오 스퍼스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LA 레이커스 데이비드 피츠데일 코치(왼쪽)와 프랭크 보글 감독(오른쪽)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샌안토니오(텍사스주)|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 그렉 포포비치(73) 감독은 8일 LA 레이커스전을 117-110 승리로 이끌며 통산 1335승으로 돈 넬슨 전 감독과 역대 최다승 타이를 이뤘다. 1승만 추가하면 NBA 최다승 감독으로 우뚝선다.

넬슨(81) 감독은 밀워키 벅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2차례), 뉴욕 닉스, 댈러스 매버릭스 등 5개팀에서 2398경기 만에 거둔 1335승이다. 그러나 포포비치는 1996년 감독 대행으로 시작해 한 팀 샌안토니오에서만 2028경기에 거둔 승수다. 순도 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넬슨도 탁월한 지도자였지만 우승은 이루지 못했다.

지난 주 미국 농구 화제의 인물은 대학농구 듀크의 마이크 슈셉스키(75)였다. 이번 주는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 그렉 포포비치(73)다. 동시대 미국 농구사에 위대한 반열에 속하는 명장이다. 한 명은 대학, 한 명은 NBA. 포포비치는 미국 프로 스포츠 사상 한 팀에서 가장 오랫동안 감독을 지내고 있는 인물이다. 26년 동안 샌안토니오 감독을 역임하고 있다.

둘은 공통점이 있다. 선수로는 보잘 것 없었다. 출발도 미미했다. 하지만 끝은 창대했다. 선수들로부터 존경받는 지도자다. 미국 농구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고 금메달을 안겼다. ‘코치 K’는 육군사관학교, 포포비치는 공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군사생도를 거쳐서인지 둘의 리더십은 탁월하다.

한 우물을 판 점도 같다. 코치 K의 코치 생활 시작은 모교인 육사다. 대단한 카리스마를 지닌 보비 나이트 감독 밑에서 코치로 시작하고 이후 1980년부터 듀크 지휘봉을 잡았다. ACC(Atlantic Coast Conference)의 평범한 팀을 전국 강호로 이끌었다. 5차례 NCAA 우승으로 최고 감독에 올라섰다. UCLA 존 우든(10회)에 이어 NCAA 토너먼트 최다 우승 부문 2위다. 올해 42년의 듀크 시대를 마감하고 은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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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피츠버그대 원정 경기에서 제프 케이펠 감독(왼쪽)으로부터 은퇴 선물을 받고 있는 듀크의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USA TODAY Sports연합뉴스

포포비치는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공사에서 농구와 함께 소련학을 전공한 뒤 훗날 대학원에서 스포츠 과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원래 미국정보국 CIA에 취직하려고 했었다고 한다. 5년의 의무 군복무를 마친 포포비치는 1973년 모교에 코치로 복귀한다. 1979년 NCAA 디비전 III인 포모나-파이저 칼리지 감독으로 첫 지휘봉을 잡는다.

대학농구 시절 친하게 지낸 전 캔자스 래리 브라운이 샌안토니오 스퍼스 감독이 되면서 포포비치의 NBA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브라운은은 미국 농구 사상 NBA(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NCAA 대학농구(캔자스) 우승을 모두 이룬 유일한 감독이다.

샌안토니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코치 수업을 쌓은 포포비치는 1996-1997시즌 봅 힐 감독이 해고된 뒤 감독대행으로 승격한다. 포포비치는 이듬해 1997-1998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22년 최다 연속 플레이오프 NBA 기록을 수립했다. NBA 챔피언도 5차례 우승했다. 전문가들은 시카고 불스, LA 레이커스 통산 11차례 우승의 필 잭슨보다 감독으로서는 포포비치를 더 높이 평가한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미 프로 스포츠 사상 스몰 마켓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알라모 전투’로 유명한 샌안토니오에는 프로 프랜차이즈로는 NBA 스퍼스가 유일하다. 샌안토니오는 원래 ABA 소속으로 NBA에 합병된 팀이다. 인디애나 페이서스, 덴버 너기츠, 브루클린(뉴욕) 네츠 등이 ABA 팀이다. 이 가운데 NBA 우승을 거둔 팀은 샌안토니오가 유일하다.

포포비치도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때가 된 듯하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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