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시장 2년새 58% 성장<YONHAP NO-3316>
서울의 한 대형마트 주류 매장. 사진|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일본 맥주가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지난해 수입액이 소폭 늘었지만 불매 운동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90% 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위스키에 음료를 타서 마시는 하이볼 등의 열풍으로 일본 맥주의 빈자리는 일본산 위스키가 채웠다.

24일 관세청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687만 5000달러로 전년 보다 21.3% 늘었다. 지난해 소폭 증가했지만 2018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91.2% 감소한 수치다. 3년 전 수입액의 9%도 차지하지 못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2019년 8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이후 국내에서 일본 맥주 등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2018년 수입액 1위(7830만 달러)였던 아사히·삿포로·기린 등의 일본 맥주는 국내 대형마트와 편의점 매대 등에서 다른 수입 맥주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지난해 수입 맥주의 원산지 1위 국가는 하이네켄을 판매하는 네덜란드다. 수입액은 4343만 2000달러에 달했다. 이어 중국(3674만 9000달러), 벨기에(2762만 2000달러), 폴란드(2010만 6000달러), 미국(1845만 3000달러), 아일랜드(1642만 8000달러), 독일(1560만 1000달러), 체코(793만 6000달러) 등의 순이었다. 일본은 체코에 이어 9위였다.

일본 맥주의 추락으로 전체 맥주 수입액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전체 맥주 수입액은 2억 2310만 달러로 전년보다 1.7% 줄었다. 이는 2016년(1억 8155만 6000달러)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전체 맥주 수입액도 일본 맥주가 가장 많이 들어온 2018년 3억 968만 3000달러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전체 맥주 수출액은 5998만 달러로 전년보다 12.5% 줄었다.

반면 일본 위스키는 전 세계적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에서도 물건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일본 위스키 수입량은 2020년 328t으로 증가했다. 전년 동기대비 62.9%나 증가한 수치다.

위스키 전문 보틀숍이나 인터넷 동호회 카페에서는 하쿠슈, 야마자키, 히비키 등 일본 위스키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중적 위스키로 분류되는 일본 산토리사의 가쿠빈, 짐빔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제조사 품절로 수급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일본처럼 위스키와 탄산수, 토닉워터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 수요가 급증해 상반기에는 정상화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자카야, 주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하이볼 판매가 어려워진 실정이다. 서울 홍대에서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A씨는 “일본 내에서도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커졌는데 위스키의 인기를 과거에 예측하지 못한 탓에 장기 숙성 원액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 정상화까지 시간이 소요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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