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키움 이정후,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타자상 수상
키움 이정후가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엘리에나 호텔 임페리얼홀에서 열린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타자를 수상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솔직히 조금 놀랐어요.”

키움 이정후(23)는 비활동기간이지만 활동적인 겨울을 보내고 있다. 각종 시상식에 수상자로 참석하면서도 올해는 평소 잘 나가지 않던 예능프로그램도 출연하는 등 연예인급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부자(父子) 최초 타격왕이라는 타이틀을 따낸 뒤 이제는 ‘아버지 아들’이라는 수식어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타격왕이라는 타이틀이 갖는 개인적인 의미가 남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바람의 손자’가 아닌 ‘야구스타 이정후’로 홀로서기에 성공해 다음 목표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디뎠다. 그는 “리그 차원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일”이라면서도 “선수 개인이 힘을 보탤 수 있는 게 있다면 기꺼이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로 지금의 내가 있기 때문에 팬들께 돌려드려 단 한 명의 새로운 팬을 (야구로)모실 수 있다면, 그 역시 뜻깊은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야구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 중계방송이 아닌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야구를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도 가슴 한 곳에 싹트기 시작했다.

이정후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입대하지 않는 대신 일정 시간 봉사활동을 해야하는데, 메달획득 후 비시즌 때마다 시간을 내 유소년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팀 선배였던 김하성(26·샌디에이고)와 함께 경기도에 있는 야구부 훈련을 도우며 개인훈련도 병행한다. 이정후는 “어린 후배들의 훈련을 돕다보면 초심을 떠올리게 된다. (김)하성이 형이나 나에게 모두 의미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포토]키움 이정후,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올해의 타자
키움 이정후가 2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타자상을 수상한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곳에서 야구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자신의 학창시절과 비교하면, 청소년들의 야구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수준. 실제로 초, 중학생 등 10대들은 야구를 몇 명이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KBO리그에 슈퍼스타가 사라졌다고는 하나 현역 선수들에게는 충격적인 얘기일 수밖에 없다. 이정후는 “솔직히 많이 놀랐다”며 “학생선수들을 제외하면 또래 친구들 대다수가 야구에 관심이 없거나 모른다고 하더라. 개인보다 리그 차원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팬 서비스가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정후는 “(예능출연도) 야구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진솔한 모습을 보여 야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생기면 좋은 일 아니겠는가. 앞으로도 팬들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더 좋은 플레이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KBO리그 최고 슈퍼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이정후의 눈에 프로야구는 확실한 위기다. 모든 관계자가 위기라는 것은 인식하고 있지만, 타개책을 선뜻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개인훈련 시간을 쪼개 야구 알리기에 나선 이정후의 헌신이 KBO리그 구성원들의 인식 개선을 넘어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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