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호, \'하나원큐 K리그1 2021\' 37라운드 MVP
전북 현대 수비수 홍정호.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홍정호(32·전북 현대)가 21세기 최초 수비수 MVP를 노린다.

전북 주장이자 주전 센터백인 홍정호는 2021시즌 K리그1 MVP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동준(울산 현대), 세징야(대구FC),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등과 함께 상을 놓고 경쟁한다.

홍정호의 수상 가능성은 높다. 전북은 현재 K리그1 1위로 우승이 유력하다. 5일 제주와의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전북이 왕좌에 오른다면 홍정호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홍정호는 21세기 최초의 K리그1 수비수 MVP에 도전한다. 1997년 김주성(당시 부산 대우) 이후 무려 24년 만의 수비수 MVP가 탄생하는 것이다. MVP는 보통 골을 많이 넣는 공격수에게 돌아간다. 그게 아니라면 팀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중앙 미드필더가 가져가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수비수는 경쟁에서 불리한 게 사실이다. 특히 상을 좌우하는 임팩트 면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 K리그 역사에서 수비수 MVP는 박경훈(1988년), 정용환(1991년), 홍명보(1992)에 김주성까지 단 4명에 불과한 주된 이유다.

올해의 홍정호는 다르다. 홍정호는 올시즌 K리그1 35경기에 출전해 2골1도움을 기록하며 전북의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탁월한 수비력에 결정적인 순간 득점력을 보여주면서 공수에 걸쳐 크게 기여했다. 홍정호가 현재 K리그1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사실에 이견을 제시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원래도 수준급이었지만 올해 활약을 통해 홍정호는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경기 외적으로도 홍정호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홍정호는 팀의 주장을 맡아 선수들을 이끄는 역할도 제대로 해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홍정호는 자신의 일에 충실한 선수였는데 리더가 된 후에는 솔선수범하고 팀 분위기를 주도하는 팔색조 같은 면모까지 보여줬다. 김상식 전북 감독도 홍정호의 공을 인정하면서 팀을 대표해 MVP 후보로 선택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전 결과다. 올해 기자단 투표는 5일 오후 8시 마감된다. 1일 현재 기자단 투표율은 0.78%에 불과하다. 마지막 경기는 오후 3시 킥오프하기 만큼 모든 일정이 종료된 후에 투표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기자들이 대부분이다. 시상 결과는 기자단과 감독, 선수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기자단이 40%, 감독, 선수가 나머지 60%를 결정한다. 감독, 선수는 3일까지 투표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감독, 선수의 표는 우승 향방과 관계 없이 결정되지만 나머지를 결정하는 기자단의 표는 결국 트로피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전북이 우승하지 못하면 표심은 이동준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MVP 수상의 필수 조건이 바로 우승이다. 홍정호 입장에선 팀과 개인을 위해 반드시 트로피가 필요한 셈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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