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전세계가 빠진 연상호 감독표 디스토피아[SS인터뷰]
    • 입력2021-11-30 06:00
    • 수정2021-1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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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연상호 감독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연상호 감독의 디스토피아에 전세계가 반응했다.

영화 ‘부산행’으로 K-좀비 열풍의 문을 연 연상호 감독이 신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으로 전세계인들을 지옥문으로 이끌고 있다. 지난 19일 공개된 ‘지옥’은 공개 하루 만인 20일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1위(넷플릭스 패트롤 기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오징어 게임’보다도 빠른 속도다. 연상호 감독은 “공개된 후 다음날 자고 일어났더니 그렇게 됐더라. 당황하고 어리둥절한 상태다”라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양익준 등이 출연했다. 연 감독은 “생소한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지옥’이 아주 보편적인 대중을 만족시킬거란 기대보단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작품을 봐주셔서 오히려 신기하다”고 말했다.

‘지옥’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무엇보다도 메가폰을 잡은 이가 연 감독이어서 이기도 했다. 만화가이자 작가, 연출가로서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지옥’ 원작 역시 연상호 감독이 대학 동기이자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함께 그린 동명의 웹툰이다.

연 감독은 “최 작가와 ‘코스믹 호러’ 장르를 만들고 싶었다. 실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우주적 공포를 맞닥뜨렸을 때 인간이 겪는 공포와 대한 미지의 존재와 인간의 대비로 보여줄 수 있는 인간의 나약함 혹은 강함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장르다. 물론 종교적 색채도 있지만 이런 코스믹 호러 장르에 충실하게 만들어보고자 했다”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지옥
연 감독은 전작 ‘돼지의 왕’ ‘사이비’ 등을 통해 인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하고 비합리적 행태를 그려왔다. 이번 ‘지옥’도 미스터리한 현상 자체를 파고들기보다는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인간군상의 부조리함에 초점을 뒀다. 그는 “비현실적인 상황 앞에 닥친 인간들의 모습은 반대로 현실적이고 디테일하게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 작품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선 작품 안에서 하는 인간들의 고민이 현실에서 이뤄지고 있는 우리의 고민과 닮아있어야 하다고 생각했다”고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완성도를 높였다. 연 감독은 “감독과 배우의 위치가 아니라, 이 세계를 만들기 위해 여러 아티스트들이 모여 같이 공연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저와 같은 마음으로 노력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특히 뛰어난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 박정자 역의 김신록 배우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었는데 드라마 ‘방법’을 할 당시 연출을 맡은 김용완 감독이 처음 추천했다. 김신록 배우가 연극에서 보여주는 연기가 엄청났고, ‘방법’ 완성본에서도 연기를 보고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지옥’을 본 이들 사이에선 미지의 존재인 지옥 사자를 그린 CG에 대한 호불호도 갈린다. 웹툰을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도 고민이 많았다는 연 감독은 “아주 현실적인 세계에서 벌어지는 초현실적인 현상을 다루기 때문에 현실세계와는 이질적이었으면 하면서도 영상으로 구현됐을 땐 실제로 일어나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상충되는 부분이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B급 영화, 서브컬처로 보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저 자체가 메이저한 감성이 아니어서, 사자의 CG에 대한 대중의 호불호는 자연스러운 결과인 것 같다. 개인적으론 내가 좋아하는 서브컬처 시각요소가 잘 표현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시즌2 계획에 대해선 “최 작가와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올여름부터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이후의 이야기를 만화로 만들어서 내년 하반기 정도에는 선보일 수 있을 거 같다”면서도 “영상화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의는 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 6화 끝에선 다음 시즌을 암시하는 장면도 나온다. 신생아가 지옥행을 고지받는 설정에 대해 연 감독은 “‘지옥’의 후속을 만들어내는데 중요한 모티브가 되는 사건이다. 이후에 일어날 일들을 새로운 시즌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옥 연상호 감독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옥’까지, K콘텐츠의 전세계적인 도약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연 감독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결괴’다. 둑에 조금씩 금이 가다가 쏟아져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마치 지금 한국의 콘텐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십여년 전부터 한국 영화, 드라마들이 세계시장의 벽에 천천히 내기 시작한 균열들이 모여 최근들어 무너지는 것처럼 한 번에 쏟아져나오는 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지옥’은 연 감독과 넷플릭스와 첫 작업이다. 첫 작품에서 좋은 성과는 얻은 연 감독은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넷플릭스는 좋은 플랫폼이다. 국내에 먼저 보여진다는 제약이 없어 더 자유로운 기획이 가능하고 여러나라에 동시에 공개하고 동시에 반응을 볼 수 있단 것도 큰 장점이자 새로운 경험이다”라고 소회했다.

연 감독은 이미 넷플릭스와 또 다른 작업에 들어갔다. 강수연, 김현주, 류경수 등이 출연하는 SF 영화 ‘정이’를 촬영 중이다. 이에 대해 연 감독은 “이전 작업과는 결이 다른 작품이 될 거 같다. 단편소설을 쓰는 느낌으로 작업하고 있다.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SF 영화라 리스크가 분명 있겠지만 넷플릭스에서 재밌을거 같다는 피드백을 줘서 작업 중이다”라며 “‘지옥’이 친밀하게 써지는 서사시라면 ‘정의’는 느낌으로 쓰는 시나 단편소설 느낌”이라고 설명해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안겼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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