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Series Baseball
27일(한국 시간) 제117회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휴스턴 애스트로스 직원들이 미닛 메이드파크에 WORLD SERIES 로고를 그리고 있다. 휴스턴(텍사스주)|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26년 만의 우승이냐, 사인 훔치기 낙인 털기냐’

27일(한국 시간)부터 미닛 메이드파크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제117회 월드시리즈가 시작된다.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은 휴스턴의 우세를 점쳤다. 전문가들도 공격력이 좋은 휴스턴이 약간 앞선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애틀랜타는 통산 10번째 WS 진출이다. 프랜차이즈가 애틀랜타로 이적한 뒤에는 6회다. 마지막 우승은 1995년. 휴스턴은 통산 4번째다. 최근 5년 사이 3차례 진출로 막강 전력을 장기간 유지했다. 그러나 2017년 팀의 유일한 WS 우승이 사인 훔치기로 얼룩져 올해 정상 탈환이 절박하다. 실력으로 정상에 올랐다는 것을 입증할 호기인 셈이다. 휴스턴의 2017년 7차전 승리투수는 애틀랜타의 1차전 선발 찰리 모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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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애스트로스 1차전 선발투수 프램버 발데스가 환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휴스턴(텍사스주)|AFP연합뉴스

1차전 애틀랜타 찰리 모튼-휴스턴 프램버 발데스가 맞붙는 2021년 월드시리즈 주요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두 팀 디비전시리즈 최다 매치

애틀랜타와 휴스턴은 역대 디비전시리즈에서 5차례 맞붙었다. 와일드카드로 디비전시리즈가 도입된 이후 두 팀의 5차례 격돌은 최다이다. 이번에는 WS 무대에서 맞붙는다.

휴스턴이 내셔널리그 애틀랜타와 디비전시리즈에서 맞붙은 이유는 2012년까지 NL 팀이었기 때문이다. 초반 NLDS 1997, 1999, 2001년에는 애틀랜타가 압도적으로 이겼다. 9승1패다. 당시 휴스턴 래리 디어커 감독은 5년 동안 통산 435승348패 승률 0.556의 성적을 올리고도 포스트시즌 애틀랜타전 참패로 2001년 후 해고되는 불운을 맛봤다.

그러나 2004, 2005년 2년 연속 NLDS에서는 휴스턴이 연속으로 승리해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훗날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된 크레이그 비지오, 제프 배그웰, 랜스 버크먼 등 강력한 화력에 에이스 로이 오스왈트가 마운드를 지배할 때다.

휴스턴은 2013년부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로 편입돼 두 팀의 포스트시즌은 2005년 이후 16년 만이다. 포스트시즌 2승3패의 휴스턴이 3승3패로 균형을 맞출지 흥미롭다.

◇부자 대결

포수 출신 브라이언 스니티커 감독은 영원한 브레이브스 맨이다. 1977년 애틀랜타 마이너리그에 입단해 44년 한 우물을 팠다. 그러나 아들 트로이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타격코치로 이번 WS에서 아버지와 적으로 만난다.

트로이는 2011년 드래프트 때 애틀랜타에 19라운드에 지명됐다. 아버지와 같은 포수 포지션이다. 2013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됐다. 빅리그에는 승격되지 못했고, 지도자 길을 걸은 뒤 2019년 휴스턴 타격코치로 영입됐다.

휴스턴은 올해 팀 타율 0.267 득점 863, 타점 834, 출루율 0.339로 이 부문 MLB 1위다. 타격코치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ALCS 마지막 3경기에서 휴스턴은 득실점 +20을 기록했다. 투아웃 이후 공격력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 가운데 최강이다. 아버지와의 대결에서 휴스턴 타자들이 어떤 타격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트로이 모친은 누구를 응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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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다시 밟은 휴스턴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휴스턴(텍사스주)|AP연합뉴스

◇올드스쿨 감독의 대결

휴스턴 더스티 베이커 72세-애틀랜타 브라이언 스니티커 65세. 역대 WS 사상 감독의 합산 나이가 최고령이다. 베이커 감독은 2003년 73세로 WS 우승을 거둔 플로리다 말린스 잭 맥키언 다음으로 최고령이다. 두 감독의 프로페셔널 야구 경력만 98년이다.

오랜 생활 지도자를 지냈지만 권위적이지 않다. 선수들과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한다.

두 감독은 올드스쿨 타입이다. 코치들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 포진돼 있다. 애틀랜타의 경우 코치에 감독 출신만 2명이다. 벤치코치 월트 와이스, 3루코치 론 워싱턴은 MLB 감독을 역임했다.

젊은 감독들이 기계적으로 세이버메트릭스에 의존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두 감독이 세이버메트릭스를 외면하는 것도 아니다. 기록에 근거하는 시프트, 매치업 등은 활용한다.

스니티커 감독은 6차전에서 4회 말 선발 호투한 이언 앤더슨 자리에 대타를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져 승리를 낚았다. 베이커 감독은 에이스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가 엔트리에 제외됐음에도 선수들을 신뢰했다. 좌완 발데스는 올 포스트시즌 최장 8이닝을 던졌다. 올드스쿨 타입의 감독만이 할 수 있는 밀어붙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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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닛 메이즈파크 전광판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휴스턴 애스트로 월드시리즈를 예고하고 있다. 26일 홈팀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 휴스턴|USA TODAY Sports연합뉴스

◇불펜이 지배하는 시리즈

두 팀의 마운드는 평면적인 비교가 어렵다. AL은 지명타자를 사용했던 터라 공격력이 NL보다 우위로 나타난다. 휴스턴은 ALCS 6경기에서 36득점, 애틀랜타는 LA 다저스전에서 28점을 뽑았다. 포스트시즌 동안 AL은 타격전, NL은 투수전이 지배했다.

선발 로테이션은 찰리 모튼-맥스 프리드-이언 앤더슨 3총사가 건재한 애틀랜타가 다소 우위다. 그러나 불펜은 팽팽하다. 휴스턴은 WS에도 팔 부상의 맥컬러스 주니어가 마운드에 서지 못한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투수력은 NL 애틀랜타 3.41-AL 휴스턴 3.50이다. 선발 휴스턴 2승2패 2.27, 애틀랜타 3승2패 5.92, 불펜 애틀랜타 4승1패 3.42, 휴스턴 5승1패 3.56.

애틀랜타는 6차전에서 좌완 타일러 맷첵은 7회 무사 2,3루 실점 위기를 삼진 3개로 탈출할 정도로 불펜도 강하다. 불펜의 A스쿼드는 AJ 민터(좌완), 맷첵 마무리 윌 스미스로 이어진다.

휴스턴은 보스턴과 시리즈 때 4차전까지 선발투수가 3회를 버티지 못했을 때도 기사회생할 수 있도록 받쳐준 게 불펜이다. 크리스찬 하비에르, 켄덜 그레이브맨, 라이언 스태넥, 라이언 프렐슬리 등이 팽팽한 승부처에서 투입된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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