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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정(왼쪽)이 고진영을 포옹하며 우승을 축하해주고 있다. 부산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부산 = 이주상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진기록을 세웠지만, 챔피언이 되지 못한 선수가 있다. 바로 ‘사막여우’ 임희정(21)이다.

지난 24일 부산시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6726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임희정은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과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3라운드까지 LPGA 인터내셔널 부산 코스는 임희정의 지배 아래에 있었다. 임희정은 3라운드까지 보기 없이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1라운드 보기 5개, 2라운드 보기 6개, 3라운드 보기 7개 등 상승세도 뚜렷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96.4%(54/56), 그린 적중률도 84.7%에 이를 정도로 임희정의 플레이는 최고였다.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60대 타수도 기록해 완벽을 더 했다.

3라운드까지 4타 차이로 2위 고진영에 앞선 임희정은 우승이 코앞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베테랑 고진영의 뒷심은 무서웠다.

고진영은 전반에만 6개의 버디를 쓸어 담으며 임희정을 맹추격했다. 결국 4라운드에서 고진영은 8개의 버디를, 임희정은 4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서 대결을 벌였다.

연장전에서 임희정이 파를 기록한 반면, 고진영은 버디를 기록해 30만달러(한호 약 3억6천만원)은 우승 상금은 고진영의 차지가 됐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임희정의 기록은 눈부셨다. 4라운드 동안 60대 타수를 기록한 데다 보기를 기록하지 않은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LPGA 투어에서 라운드 내내 보기 없이 플레이를 했지만 우승을 놓친 선수는 임희정이 유일하다.

LPGA 투어에서 72홀 보기 없는 경기로 우승한 것은 두 차례 있었다. 2015년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박인비가, 2019년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에서 고진영이 기록했다. 임희정은 72홀 보기 없는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고진영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말았다.

하지만 임희정은 21살 앳된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 머물러 있지 않고 빨리 빠져나와서 남은 대회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다음 대회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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