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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선수단이 17일 ACL 8강에서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을 꺾고 단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신진호·고영준 공백을 메워라.’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울산 현대와 4강전을 치른다. 17일 8강에서는 임상협의 멀티골과 이승모의 추가골에 힘입어 나고야 그램퍼스(일본)를 3-0으로 꺾었다. 5년 만에 ACL 무대를 밟은 포항은 12년 만에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포항 입장에서는 ‘어게인 2009년’을 외칠 만 하다. 포항은 2009년 파리아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ACL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있다. 지금 감독인 김기동 감독은 당시 선수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결승으로 가기 위해선 일단 4강 상대 울산을 넘어야 한다. 울산은 8강에서 전북을 3-2로 꺾었다. ACL에서는 첫 ‘동해안 더비’인 만큼 선수들의 의지도 남다르다. 본지와 인터뷰한 포항 선수들은 “ACL은 리그와 또 다른 분위기다. ‘동해안더비’를 넘어 꼭 결승에 가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다만 포항은 4강에 신진호와 고영준이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다. 신진호는 올 시즌 포항 중원의 핵이다. 리그에서만 31경기에 나섰다. 많은 활동량은 물론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로 포항 후방 빌드업의 시발점 구실을 해왔다. 김 감독도 “진호는 내가 원하는 축구에 있어 필요한 선수”라고 꼽을 정도다. 8강에서는 후반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돼, 이승모의 득점을 돕는 패스를 하기도 했다. 고영준 역시 돋보이는 활약은 아니지만, 스피드와 수려한 돌파로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다. 측면과 중앙을 모두 볼 수 있어 활용 가치가 높은 자원임은 분명하다.

우선 신진호의 공백은 2000년생 이수빈이 메울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이수빈의 몸상태가 좋아졌고, 포항 내부에서도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재를 최전방 공격수로 놓고, 이승모를 3선으로 재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명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리 디스크로 이탈해 있던 김호남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A매치 휴식기에 팀 훈련에 본격 합류한 김호남은 경기 감각이나 체력적으로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그럼에도 베테랑인 만큼 그의 경험을 믿어볼 수 있다. 그에 따른 전술 변화도 용이해질 전망이다. 맞춤 전술·전략에 능한 김기동 감독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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