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_이수경 01_제공_길스토리이엔티

[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배우 이수경이 영화 ‘기적(이장훈 감독)’으로 연기 인생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이수경은 ‘기적’에서 가족들을 살뜰히 보살피는 보경 역으로 열연했다. 특히 극중 준경(박정민 분)과의 애틋한 남매 케미는 눈물을 자아낸다. 영화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데 1996년생인 이수경이 그 때의 감성을 완벽히 소화했다. 단발머리와 사투리를 장착한 이수경은 극에 제대로 녹아 들었다. 이미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정 받았지만, ‘기적’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다시 증명했다. 최근에는 소속사 대표이자 선배 배우인 김남길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도 동반 출연하며 반전 매력을 뽐냈다.

이수경은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의 서사도 좋고 성장에 대한 것도 좋고 주변 인물들도 다 좋아서 하나 같이 매력있는 캐릭터였다”며 “매 장면 정성을 들여서 했고 보경이 역할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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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촬영 당시 JTBC 드라마 ‘로스쿨’ 촬영도 병행했다. 극과 극의 두 작품을 동시에 해냈다. 이수경은 “체력적으로는 서울과 지방을 왔다 갔다 해야해서 힘들었지만 그거 빼곤 괜찮았다. ‘로스쿨’에서는 말도 빨리 하고 또박 또박 해야하는 캐릭터, ‘기적’에서는 사투리를 구사했는데 두 인물이 아예 다른 인물이라 오히려 연기적으로 분리가 쉬웠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부담감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가 나오기까지 부단한 노력이 동반됐다. 이수경은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어려워서 ‘도레미파’ 음정을 정해서 노래하는 것처럼‘1,2,3,4’, ‘1,4,3,2’처럼 음의 높이를 정해서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기적’, 그리고 그 속의 보경은 따뜻하고 힐링이 되는 존재였다. 이어 그는 “보경이의 예쁘고 좋은 마음만 가지고 바라보려고 하니까 나도 실제로 그렇게 되더라. 덕분에 예쁘고 귀엽고 좋은 기억들만 남았다. 이번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아주 높다”며 “또 그동안은 강렬하고 센 캐릭터였는데 이건 따뜻한 캐릭터라 내 스스로에게도 연기 인생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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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보경이 더욱 빛난건 박정민과의 남매 케미였다. 실제로는 이수경의 나이가 더 어리지만 어색함 없이 남매 케미를 구현했다. 이수경은 “(박정민)오빠랑 호흡은 너무 좋았다. 오빠가 준 에너지가 좋아서 내가 연기하려고 했던 방향과 달라진 부분도 많았다. 부담이 되는 촬영 전날에 오빠가 내 방 숙소에 과자를 걸어놓고 갔다. 정말 고맙고 감동했다. 내가 실제론 동생이지만 누나 역할이 어렵진 않았다. 오빠와 친구처럼 지냈다”고 돌아봤다.

영화 속 보경과 준경의 서사는 눈물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수경도 긍정하며 “아빠의 비밀이 밝혀졌을 때 가장 울컥했던 거 같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구나 싶기도 했고,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생각도 했다. 특히 그 연기 할 때도 아빠 이야기를 가만히 들으면서 눈물 흘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엄청 걱정했다. (박)정민 오빠가 (이)성민 선배님 연기만 봐도 눈물이 날거라고 했는데 그게 되더라”며 “‘이 영화라면 기꺼이 눈물을 흘려도 괜찮다’는 평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 영화가 꽤 괜찮다는 반응으로 들려서 감사했다”고 이야기했다.

‘기적’의 명장면으로는 마지막을 꼽았다. 이수경은 “가족 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꿈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더 좋았다. 요즘 세상이 쉽게 포기하게 만들고 단번에 끝내버리고 할 때가 많은데 희망과 용기를 주는 메시지가 좋았다. 영화의 결과를 떠나서 내게 많이 남는 작품”이라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길스토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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