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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동효정 기자] 중추절(추석)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중국 증시가 22일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의 파산설 여파로 하락 출발했다. 중국 증시 불안과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등의 가격도 급락했다.

미국 증시는 혼조세를 보이고 유럽증시는 일제 상승하는 등 헝다발 충격을 극복하는 추세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장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최대의 부동산 업체인 헝다그룹이 실제로 파산한다면 투자자도 손실 위험이 커져 전 세계 자본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6시30분 현재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9.09% 하락해 3만9787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4만 달러대가 깨진 것은 지난 8월 6일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전일에도 헝다발 충격으로 10% 가까이 급락해 4만3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헝다 파산 위기로 세계증시가 일제히 하락하자 암호화폐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더리움은 같은 시간 7.23% 하락한 2821.08달러에, 카르다노(에이다)는 4.52% 하락한 2.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솔라나(-9.46%)와 도지코인(-3.42%)도 하락세다.

세계 증시와 가상화폐에 영향을 미친 헝다그룹은 부동산 재벌이다. 헝다(恒大·Evergrande)그룹은 당장 23일 1400억 원의 채권이자를 갚지 못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해 헝다의 총부채는 1조9500억 위안(약 356조 원)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를 차지하고 직원은 20만 명에 달한다. 헝다그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선전증시에서 거래된 2025년 9월 만기 채권에 대한 이자를 오는 23일 제때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29일 4500만 달러(약 533억 원)를 비롯해 연말까지 6억6800만 달러(약 7909억 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1997년 광저우에서 시작한 헝다는 중국 부동산 광풍을 타고 급성장했다. 전국 도시 280여 곳에서 1300개가 넘는 개발사업을 진행해왔다. 대출로 땅을 매입해 집을 짓고 이윤이 적더라도 빨리 파는 방식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지난해 매출은 1100억 달러(약 130조2400억 원)로 집계됐다. 창업주 쉬자인 회장은 중국 부호 순위에서 알리바바 마윈, 텐센트의 마화텅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영국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15일 헝다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투자 부적격에 해당하는 정크본드 수준인 CC로 하향 조정하면서 “헝다가 파산하면 중국 건설사와 중소형 은행의 연쇄 파산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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