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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전, 현직 국가대표인 가와사키 프론탈레 정성룡과 울산 현대 조현우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열린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킥오프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디펜딩 챔프’ 울산 현대가 일본 J리그 선두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제치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진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1 ACL 16강 단판 승부에서 가와사키와 경기에서 전,후반과 연장까지 120분을 득점 없이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울산은 승부차기 승부로 ACL 연승 기록을 15경기에서 끝냈으나 대회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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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홍 감독은 오세훈을 최전방에 원톱에 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바코~이동경~이동준을 2선에 배치했고, 김성준과 원두재가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췄다. 포백은 홍철~불투이스~김기희~김태환이 섰고,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가와사키는 J리그 득점 2위(14골)를 달리는 간판 골잡이 레안드로 다미앙을 축으로 유 고바야시, 아키로 이에나가가 공격 삼각 편대를 이뤘다. 최후방엔 J리그 최소 실점 1위를 이끄는 한국 전 국가대표 정성룡이 지켰다.

가와사키는 예상대로 원정 경기임에도 공격적으로 맞섰다. 킥오프 50초 만에 고바야시가 위협적인 왼발 슛을 시도했다. 조현우가 몸을 던져 선방했다. 울산은 전반 4분 이동경이 오른발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치열한 공방전이었다. 가와사키는 고바야시와 이에나가 좌우 윙어가 빠르게 전진한 울산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2선에 야쓰토 와키자카도 공격시엔 적극적인 슛으로 울산을 두드렸다. 울산 수비는 상대 공세에 몇 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실점 없이 버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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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리고 전반 19분 오세훈이 문전 돌파 과정에서 상대 센터백 가즈야 야마무라에게 걸려 넘어졌다. 그러나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하지만 울산은 오세훈이 살아나며 가와사키 수비를 긴장하게 했다. 전반 22분 홍철이 모처럼 공격으로 올라서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이때 오세훈이 문전에서 정확하게 머리로 연결했다. 그러나 가와사키 수문장 정성룡이 몸을 던져 쳐냈다.

울산은 전반 27분엔 이동경이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두 번째 유효 슛을 기록했다. 전반 40분엔 홍철의 프리킥을 재차 오세훈이 헤딩 슛으로 연결했으나 이번엔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가와사키도 밀리지 않았다. 울산 공격을 제어한 뒤 고바야시가 또다시 위협적인 돌파를 뽐냈다.

그럼에도 양 팀은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다.

후반 들어서도 흐름은 비슷했다.

후반 11분 이동준이 오세훈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야마무라의 견제를 따돌리며 돌아서다가 넘어졌다. 울산 벤치는 페널티킥을 주장했으나 주심은 또다시 외면했다.

가와사키도 반격했다. 후반 19분 와키자카가 주앙 슈미트의 침투 패스를 받아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오른발 슛이 빗맞으며 울산 골문을 벗어났다.

홍 감독은 후반 22분 교체 카드 2장을 사용했다. 이동경과 김성준을 빼고 이청용, 윤빛가람을 투입해 승부를 걸었다. 3선에 원두재를 두고 이청용과 윤빛가람이 공격 지역에서 기회 창출을 노렸다. 가와사키도 이를 염두에 두고 수세시 중앙 지역에 블록을 두며 맞섰다. 울산과 가와사키는 후반 종반까지 좀처럼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했다.

가와사키는 후반 40분 와키자카 대신 공격수 케이 지넨을 투입하며 공격에 힘을 줬다. 그러자 울산도 2분 뒤 오세훈과 바코가 나오고 김지현, 윤일록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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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 44분 윤일록~홍철의 원터치 패스에 이어 김지현이 문전에서 한 차례 왼발 슛을 시도했으나 수비 몸 맞고 떴다. 가와사키는 끝까지 수비 집중력을 놓지 않으면서 울산에 더는 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양 팀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울산은 연장 전반 3분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윤빛가람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노마크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반템포 빠른 오른발 슛이 발등에 제대로 걸리지 않아 골문을 벗어났다.

연장 전반 종료 직전엔 가와사키가 기회를 잡았다. 프리킥 기회에서 지넨이 동료의 헤딩 패스를 재차 머리로 연결했다. 조현우가 번쩍 뛰어올라 걷어내면서 울산은 실점 위기를 넘겼다.

가와사키는 연장 후반 4분 레안드로와 고바야시를 모두 뺐다. 다이야 토노, 타쓰야 하세가와 카드를 꺼내들었다.

울산은 연장 후반 7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불투이스의 후방 패스를 김지현이 머리로 떨어뜨렸다. 이동준이 이어받아 골키퍼와 맞섰으나 회심의 오른발 슛이 골문을 벗어났다. 가와사키도 4분 뒤 겐토 다키바나다가 조현우와 맞서며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역시 오른발 슛이 골문 위로 떴다.

울산은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윤빛가람의 코너킥을 김지현이 헤딩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맞으며 불운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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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양 팀은 승부차기에서 승부를 가리게 됐다. 공교롭게도 한국 전,현직 국가대표 수문장에게 8강행 열쇠가 쥐어졌다.

가와사키가 선축이었다. 지넨이 첫 키커로 나섰는데 오른발 슛으로 울산 왼쪽 골문을 정확하게 갈랐다. 울산은 베테랑 이청용이 먼저 찼다. 두 차례 월드컵을 동행한 정성룡과 선의의 대결. 그는 역시 정성룡을 완벽하게 속이고 오른발로 가와사키 왼쪽 골문을 저격했다.

양 팀은 2번 키커가 모두 실축했다. 가와사키는 하세가와의 오른발 슛이 골문을 크게 벗어났고, 울산은 원두재의 슛이 골대 상단을 강타했다.

그리고 3번 키커 승부에서 균형이 깨졌다. 가와사키는 토노가 조현우를 따돌리고 깔끔하게 차 넣었다. 울산은 이동준이 나섰다. 그러나 오른발 슛이 정성룡에게 잡혔다. 이때 주심은 정성룡이 먼저 움직인 것을 지적하며 다시 차게 했다. 그러나 이동준은 두 번째 킥도 가운데로 쏠리며 정성룡에게 가로막혔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울산을 외면하지 않았다. 가와사키도 4번 슈미트가 실축했고, 윤일록이 성공하면서 2-2 원점이 됐다.

기어코 승부는 마지막 키커에서 갈렸다. 가와사키 이에나가의 왼발 슛을 조현우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그리고 울산은 윤빛가람이 승부를 결정짓는 오른발 슛으로 가와사키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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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한편, 나고야 그램퍼스(일본) 원정으로 16강을 치른 대구FC는 2-4로 져 탈락했다. 대구는 전반까지 세징야, 에드가의 연속골로 2-1 리드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야쿠프 시비에르초크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2-4로 졌다. 시비에르초크는 전반 나고야의 득점까지 책임지며 이날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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