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식
정영식이 지난 7월27일 2020 도쿄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32강전에서 그리스의 파나지오티스 지오니스한테 4-3(7-11, 11-7, 8-11, 10-12, 12-10, 11-6 14-12)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울먹이고 있다 . 도쿄|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베테랑 탁구 스타 정영식(29·미래에셋증권)이 통 큰 양보를 했다. “후배에게 기회를 주겠다”며 국가대표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내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영식은 최근 대한탁구협회 임원과 지도자에게 장문의 글을 보내 9월 아시아탁구선수권(9.28~10.5·카타르 도하)과 11월 세계탁구선수권(11.23~11.29·미국 휴스턴)에 불참할 뜻을 밝힌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그는 이미 세계랭킹 국내 2위 자격으로 두 대회 자동 출전권을 받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영식 소속팀 총감독인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전무는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정영식이 도쿄올림픽 때 추천선수로 나가게 됐는데, 주변에서 말도 나오고 해서 큰 부담을 느껴왔다. 올림픽에서 결과가 좋지 않아 더 힘들어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정영식
정영식이 2020 도쿄올림픽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만 40살 베테랑 티모볼(독일)에게 서브를 넣고 있다. 4-1(11-8, 7-11, 11-7, 11-9, 11-4) 승리를 거뒀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김 전무는 이어 “정영식이 올해 남은 두 국제대회에도 자동출전권을 얻어 심리적, 체력적으로 압박감이 더했다. 그래서 ‘한국 탁구를 위해, 후배들을 위해 이번 만큼은 양보하겠다’, ‘체력적, 기술적으로 보완해서 내년부터 정정당당하게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영식은 올 초 2020 도쿄올림픽 출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상수(31·삼성생명) 안재현(22·삼성생명)에 이어 3위를 차지했으나 2위를 한 안재현을 제치고 추천 선수로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고, 남자단체전은 물론 남자단식에도 출전했다. 그러나 한국 남자대표팀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정영식이 돌연 국가대표에서 빠지게 돼 올해 국제대회 한국팀 엔트리에도 다소 변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정영식과 남자복식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이상수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이와 관련해 탁구협회는 지난 23일 경기력향상위원회(위원장 김택수)를 다시 열어 남자단식의 정영식 대타로 아시아선수권에는 조승민(23·국군체육부대), 세계선수권에는 황민하(22·미래에셋증권)를 내보내기로 했다.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는 변화가 일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때 남자복식은 장우진-임종훈, 안재현-조승민, 여자복식에 전지희-신유빈, 최효주-이시온, 혼합복식은 장우진-전지희, 안재현-신유빈을 출전시키기로 했다. 세계선수권대회 땐 남자복식에 장우진-임종훈, 안재현-조대성, 여자복식에 전지희-신유빈, 최효주-이시온, 혼합복식에 장우진-전지희, 조대성-신유빈이 출전한다.

김택수 전무는 혼합복식에서 전지희 파트너이던 이상수를 뺀 데 대해 “그동안 기대했는데, 결과가 실망스러웠다.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해 경기력향상위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11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단식 멤버는 남자는 자동출전권을 얻은 장우진(미래에셋증권)과 이상수, 임종훈(KGC인삼공사), 안재현, 황민하 등 5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여자는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서효원(한국마사회), 신유빈(대한항공), 최효주(삼성생명), 이시온(삼성생명) 등 5명이다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는 도쿄올림픽 멤버가 그대로 출전하는 데 정영식 자리에 조승민이 들어간 것 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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