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을 향해
지난 8일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이 결단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도쿄=김용일기자]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7개 이상을 획득해 메달 순위 1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내건 한국 선수단이 ‘살얼음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시차가 같고 기후 조건이 비슷한 ‘이웃 나라’ 일본 땅에서 내심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을 기대했다. 하지만 28일 오후까지 양궁에서만 세 개의 금메달(혼성전·남녀 단체전)을 따냈다. 양궁은 남녀 개인전까지 2회 연속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하고 있다. 승승장구하는 양궁과 다르게 다른 종목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 하계올림픽에서 한국은 초반 성적이 대회 전체 성적을 거의 좌우했다. 그러나 최대 5개 금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다며 ‘골든데이’로 불린 지난 24일부터 한국 선수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5회 연속 메달에 도전했던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의 진종오와 펜싱 남자 사브르 세계 1위 오상욱, 태권도 여자 49㎏급 심재영 등이 메달권에 근접하지 못하면서 조기에 물러났다.

[올림픽] 아쉬운 한국 태권도
이대훈이 25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68㎏급 동메달결정전 중국 자오슈아이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지바 | 연합뉴스

특히 국기 태권도는 정식 종목 채택 21년 만에 처음으로 하계올림픽을 ‘노골드’로 마치는 수모를 당했다. 남자 68㎏급 세계 1위 이대훈은 동메달 결정전도 넘어서지 못하면 빈손으로 귀국했다. 태권도는 여자 67㎏ 초과급에서 이다빈이 은메달, 남자 58㎏급과 80㎏ 초과급에서 장준, 인교돈이 나란히 동메달을 따낸 게 전부다. 태권도는 늘 올림픽에서 후반부에 몰려 열렸으나 도쿄 대회에서는 ‘한국 강세 종목’으로 불리는 양궁, 사격, 펜싱 등과 더불어 초반에 펼쳐졌다. 그만큼 한국 선수단의 초반 메달 사냥에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도쿄올림픽은 어느덧 중반을 향하고 있다. 후반부엔 육상이나 요트 등 다수 금메달이 걸렸지만 한국이 유독 취약한 기초 종목이 열린다. 즉 중반부에서 반전이 필요하다. 양궁 남녀 개인전을 포함해서 야구 등 구기 종목의 선전이 요구된다. 여기에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에서 깜짝 금빛 신화가 터져준다면 한국 선수단이 목표로 한 금메달 7개에 다가설 수 있다.

[올림픽] 코로나19 속 올림픽 개막 5일 앞으로
근대5종 경기 등이 열릴 일본 도쿄스타디움의 관중석 모습. 도쿄 | 연합뉴스

가능성은 충분하다.‘메달 다크호스’로 불리는 종목이 기다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근대 5종. 대회 개막 전 신치용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이 이번 대회 ‘깜짝 금메달 1순위’로 꼽았다. 또 사이클 여자 경륜 이혜진도 지난해 3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트랙사이클선수권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7㎏급 류한수와 복싱 여자 라이트급 오연지도 조용한 반란을 꿈꾸고 있다.

진천선수촌 한 관계자는 “전통의 강세 종목도 한 세대가 끝날 때 일종의 과도기가 있다. 흔히 10년 주기로 해석을 한다”며 “최근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 때 금메달 13개와 더불어 (역대 원정 최고 성적인) 5위를 기록했을 때 정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당시 전성기에 놓인 선수들이 은퇴를 바라보고, 신예들이 나오는 타이밍이다. 금메달 7개 목표를 괜히 매긴 게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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