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2008 베이징올림픽 한국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많은 이들이 13년 전 베이징에서 정상에 오른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단은 물론 TV로 선수단을 우러러봤던 이른바 베이징 키즈도 그 순간이 진정한 시작점이 됐다.

다가오는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선수들끼리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과 김현수, 강민호는 13년 전처럼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팀을 이끈다. 김 감독과 김현수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강민호 또한 당시에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번째로 태극마크를 단 신예였다. 셋 다 대표팀 경험이 많지 않았지만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21세기 한국야구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실제로 한국야구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발판 삼아 양질의 성장을 이뤘다. 유소년 야구 클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KBO리그 관중수와 시청률도 수직 상승했다. 8구단 체제에서 9구단 체제를 거쳐 10구단 체제로 리그의 양적 확장도 이뤘다. 한국야구 역사 중심에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이 자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들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꿈을 키웠다. 대표팀 내야수 김혜성(키움)은 “베이징 올림픽 때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야구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됐을 때인데 지금도 기억이 생생히 난다. 당시 (이)택근 선배님이 홈으로 슬라이딩해서 들어오는 장면, (이)용규 선배님이 공을 잡고 무릎 꿇는 장면, (김)현수 선배님이 중전 적시타를 치는 장면 등 다 기억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베이징 올림픽을 보고 마냥 야구가 좋아졌다. 내게 올림픽 출전 기회가 왔는데 다시 생각해도 참 신기하다”고 미소지었다.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 야구 한국-독일 최종예선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한국 대표팀 외야수이자 리드오프로 활약했던 이용규. 스포츠서울DB

대표팀 내야수 오지환(LG)은 베이징 올림픽 당시 프로 입단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그는 “베이징에서 선배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 올림픽 무대에 대한 존경심 같은 것도 그 때 생겼다”며 “막상 올림픽에 나간다고 생각하니 3년 전 아시안게임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꿈의 무대에 오른다는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서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았던 김 감독은 “벌써 13년이 지났다. 당시에는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줄은 몰랐다. 그래도 이 자리가 반갑다”며 “13년 만에 다시 올림픽에 야구가 들어가게 됐다. 기쁘기도 하지만 아쉬운 마음도 든다. 어렵게 올림픽에 야구가 들어간 만큼 선수들과 스태프 최선을 다하겠다.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우리 목표를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내달 19일에 소집되며 일본으로 떠나기 전까지 고척돔에서 훈련과 평가전에 임한다. 총 세 차례 평가전을 치르고 도쿄행 비행기에 오를 계획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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