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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가수 라비(RAVI)를 바라보는 시선은 각기 다르다. 2012년 그가 데뷔한 보이그룹 빅스(VIXX)의 멤버로 기억하는 팬들도 존재하고 누구에게는 KBS2 예능 ‘1박2일’의 멤버로 기억하고 있기도 하다. 또 다른 누군가는 저작권협회에 198곡을 등록한 아티스트이자 힙합 레이블 그루블린의 수장으로 그를 떠올리기도 한다.

음악적인 실력과 모든 역할에 대한 성실함을 교집합 삼아 다양한 활동을 해 온 라비가 최근 솔로 뮤지션으로 우리곁에 돌아왔다. 2017년 솔로 데뷔 앨범 ‘리얼라이즈(R.EALIZE)’를 시작으로 4장의 앨범과 다수의 믹스테이프를 발표하며 솔로 아티스트로 자신의 길을 걸어온 라비가 지난 3일 네 번째 미니앨범 ‘로지스(ROSES)’를 공개했다. 지난해 2월 발매한 정규 1집 ‘엘도라도(EL DORADO)’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의 앨범에는 그가 앞으로 가야할 음악적 스펙트럼과 방향이 담겨있다.

“싱글 위주로 내다가 앨범을 내는게 망설여졌다”던 그는 “고민을 많이 하고 열심히 다듬었다. 망설임이 허물어진 것 같다. 마음 편히 재밌게 활동할 생각”이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앨범에 대한 성과적인 측면의 망설임과 두려움은 없은데 앨범을 내면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은 쉽지 않아 망설여졌다”면서도 “앞서 싱글로 다양한 곡을 냈다. 대중성을 고려해 만든 곡이 내 노래 같지 않아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라비하면 연상되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자 했고,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뮤지션으로 색깔 있게 자기 음악을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결과가 좋고 1등을 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면 좋겠지만 자신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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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는 자신에 대해 “일을 막 벌이는데 방송도 하고 회사도 운영하는데 열정적이고 느낌있게 봐 주시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도 그렇기도 하고 활동을 오래하면서 래퍼인지는 인지할 수 있는데 이 앨범은 내가 해야겠다는 스스로의 판단과 앞으로 음악적으로 경계나 틀을 정할 수 있는 정도를 만들어줬다. 이전에는 자극을 받고 즉흥적인 면이 있었다면 이제는 호흡을 길게 가려고 한다. 당분간은 이 틀 안에서 음악작업을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라비의 음악작업에는 최근 MSG워너비로 주목받고 있는 원슈타인을 비롯해 안병웅, 블랭, 제이미, 시도(xydo) 등 개성 넘치는 실력파 뮤지션들이 피처링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또 황현(Mono Tree) 역시 ‘꽃밭(FLOWER GARDEN)’ 작곡과 편곡에 참여했다.

“네이버 NOW에서 호스트를 하고 있는데 원슈타인이 ‘쇼미더머니’ 끝나고 게스트로 나왔는데 원슈타인과 황현형은 내가 더 이야기 하고 싶어서 용기내서 연락한 둘이다. 제이미는 작업도 자주하고 친한 동생이라서 같이 하게 됐고 시도는 우리회사 아티스트라서 작업을 자주하는데 이번 앨범에서 제일 섹시한 곡을 함께 했다.”

어쩌면 많은 이들이 라비를 기억하는 모습은 ‘1박2일’ 속 장면일 가능성이 높다. “‘1박2일’이 많은 영향을 줬다. 2주에 한번씩 가족 같은 사람들과 여행을 가면서 새로운 것을 느끼고 경험하는데 환경이나 인생이 달라졌다. 촬영을 갔다오면 운동이나 작업을 더하고 싶고 긍정적인 순환이 된다. 아는 분도 많아지고 찾아주시는데 좋은 일 밖에는 없다. 딘딘형은 노래에 꽂혀 있어 랩하는 것을 싫어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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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힙합 레이블 그루블린을 설립한 것도 라비에게 또 다른 변곡점이었다. “이번달이 2주년인데 독립해서 레이블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한 건 내 계획을 내가 세우고 싶었고 내 스태프를 좀 더 직접적으로 챙겨주고 싶었다. 그럴려면 권한이 있어야 하는데 음악 잘하고 멋진 사람이 모인 집단도 만들고 싶었다. 낭만적인 측면도 섞여서 꿈을 꾸고 있었는데 구체화 되면서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아 망상인가 하기도 했다. 막상 뛰어들 때 예상과 다르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도 있는데 다행히 좋은 분들 만나 시작을 하고 눈에 보이니깐 안심이 된다.”

아티스트 라비이자 CEO 김원식이 바라는 그루블린의 모습은 무었일까. “능동적으로 바라는 분위기가 있다. 구성원이 능동적이고 뜨겁게 아티스트와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그런 분들을 찾았던 것 같다. 내가 원하고 바라는 집단의 에너지를 바라는게 있다. 목표가 뚜렷해지고 애정도 올라간다. 아티스트마다 대하는 온도가 다른데 누구처럼보다는 내가 바라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 아직 완성형이기보다는 계속 만들어 가고 있다. 누구보다 뛰어나다기보다는 지금도 잘하고 멋지게 하면서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안는다.”

마지막으로 라비 “스스로 점수를 주자면 90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서 200프로 하기에 점수라도 높게 줘야 한다”면서 “랩 음악 안에서 흑인음악을 하는 레이블이고 대중과 닿은 지점이 있다면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다. 패션이든 방송이든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내가 제일 원하는 건 내 갈증이기도 한 음악적으로 아티스트의 발휘나 해소적인 면이 크다. 회사가 당장 아티스트로 돈을 벌기보다는 그루블린 이라는 회사가 브랜딩이 되야 해서 좋은 아티스트와 함께 하려고 한다”고 힘을 주었다.

한편, 앨범 수록곡인 ‘레드 벨벳(RED VELVET)’이 공개와 동시에 일부 가사가 걸그룹 레드벨벳 곡과 멤버들을 연상시키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라비는 이에 대해 곧바로 사과했고 음원 삭제를 알리며 고개를 숙였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그루블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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