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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황의조가 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득점 후 손흥민을 바라보고 있다.제공 | 대한축구협회

[고양=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완전체’ 벤투호는 강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H조 4차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황의조가 2골을 터뜨린 가운데 남태희, 김영권, 권창훈 등이 릴레이 골을 기록하며 여유롭게 승점 3을 손에 넣었다. 대표팀은 3승1무 승점 10을 확보하며 레바논을 따돌리고 1위를 지켰다. 레바논과 승점이 같지만 득실차에서 앞선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였다. 황의조는 전반 11분 만에 머리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왼쪽에서 홍철이 올린 얼리크로스를 정확한 헤더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필드플레이어 10명이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와 수비에 집중했다. 이런 팀과의 경기에서는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뽑아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골을 못 넣는 시간이 길어지면 선수들은 초조해지고 급해진다. 결국 말리는 시나리오로 갈 수 있는데 황의조의 골 덕분에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황의조는 후반 28분 사실상 경기를 마무리하는 팀의 마지막 득점까지 책임졌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권창훈이 내준 땅볼패스를 재치 있게 뒷발로 방향만 바꿔 득점에 성공했다. 절묘한 감각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12골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비상했다. 우리나이 30세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실력이 발전하고 있다. 황의조는 “프랑스 진출 후 개인적으로 찬스를 만드는 부분을 개선하고 있다. 그 점이 나아졌지만 아직 부족하다. 웨이트를 많이 했다. 피지컬 좋은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몸싸움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라면서 “오늘 제 점수는 70점이다. 2골을 넣었지만 더 많은 기회가 있었다. 공격수가 넣어줘야 경기를 편하게 할 수 있다”라며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의조와 1992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특급 도우미로서 맹활약했다. 도움도, 골도 없었지만 화려하면서도 폭발적인 개인 능력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후반에 나온 3골에는 모두 깊숙히 과여했다. 후반 12분 정확한 코너킥으로 정우영의 헤더를 유도한 덕분에 김영권의 득점이 나왔다. 19분 프리킥 상황에서는 공중에서 뚝 떨어지는 무회전 프리킥을 시도했고 골키퍼가 제대로 막지 못한 것을 권창훈이 밀어넣으며 득점으로 연결됐다. 28분에는 하프라인 근처에서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리는 재치 있는 개인기 후 빠르게 치고 나가 권창훈에게 연결해 황의조의 득점을 이끌어냈다.

손흥민은 이날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에서 선정한 올해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선수들이 꼽은 시즌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에 선정됐는데 최고의 경기력으로 월드클래스 선수의 기량을 증명했다.

두 선수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부터 최고의 호흡을 자랑한다. 당시 금메달을 획득한 후 A대표팀에서도 팀을 지탱하는 기둥 구실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 3월 일본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손흥민이 부상, 황의조가 소속팀 거부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고 팀은 0-3 대패를 당했다. 무기력한 경기 속 많은 이들이 두 선수의 부재를 패인으로 꼽았다.

황의조와 손흥민이 복귀한 가운데 권창훈, 남태희 2선 자원들의 경기력이 올라왔고 좌우 사이드백 홍철, 김문환도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했다. 여기에 김민재, 김영권 등 수비수들까지 정상 컨디션을 되찾으면서 한국은 수월하게 월드컵 2차예선 잔여 일정을 시작했다. 첫 경기서 흔들리면 남은 두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는데 시원하게 승리하면서 상승세를 탈 수 있게 됐다. 한국은 9일 같은 장소에서 스리랑카를 상대한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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