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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하 수원 삼성 감독이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수원 삼성이 다시 한 번 ‘자이언트 킬링’에 성공했다.

박건하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4라운드 경기에서 3-1 승리했다. 최근 전북과 K리그 10경기 연속 무패(2무8패)로 상대전적에서 크게 밀리던 수원은 지난 2017년11월19일 이후 무려 3년6개월여 만에 시원한 승리를 신고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매탄소년단’의 에이스 정상빈이었다. 정상빈은 후반 17분 페널티박스 근차로 날카롭게 침투한 후 김민우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슛을 시도했다. 정상빈의 슛은 골키퍼 송범근에게 걸린 후 정면으로 흘렀고, 고승범이 달려들며 재차 슛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정상빈의 도움과 다름 없는 장면이었다.

정상빈은 3분 후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이번에도 역습 상황에서 김민우의 패스를 받은 정상빈은 송범근과 1대1 기회를 만들었고 침착한 오른발슛으로 구석을 흔들며 추가골을 뽑아냈다. 수원에 승기를 안기는 골이었다. 수원은 26분 이기제가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한 골을 추가하며 사실상 승부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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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의 정상빈이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득점한 후 환호하고 있다.제공 | 프로축구연맹

수원은 후반 초반까지 전북의 공세에 밀려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집중력 있게 버티며 실점하지 않았다. 전북이 공격에 집중하는 틈을 놓치지 않았고, 최소한의 공격수 숫자로 효율적인 공격을 구사해 세 골을 만들었다.

박 감독 부임 후 수원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 후반기 짜임새 있는 조직력으로 힘을 구축했고, 올시즌 초반에도 상위권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강팀에 강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수원은 지난달 18일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3-0 승리한 바 있다. 울산도 전북처럼 개인 능력이 탁월하고 시즌 초반 기세가 좋았다. 하지만 수원의 탄탄한 수비와 템포 빠른 역습에 말려 완패를 당했다. 수원은 자이언트 킬러의 면모를 과시하며 전북에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이날 경기 승리의 의미는 크다. 수원은 지난 이적시장에서 백승호 논란으로 인해 전북과 각을 세웠다. 공교롭게도 첫 번째 맞대결에서 1-3으로 패하면서 큰 상처를 받았는데 이번엔 복수에 성공하면서 자존심을 세웠다. 더불어 승점 3을 추가해 22점을 기록하면서 4위로 올라섰다. 선두 전북(29점)에는 7점 뒤지지만 2위 울산(25점)과는 3점 차이다. 가시권에서 선두권을 추격하는 그림이다. 여러모로 소득이 큰 경기였다.

반면 전북은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완패를 당하며 시즌 첫 번째 패배를 당했다. 일류첸코가 페널티킥으로 득점하긴 했지만 필드골이 나오지 않았다. 전북은 앞선 세 경기에서 모두 비겼다. K리그에서 4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부진에 빠졌다. 이 기간 3득점에 그치면서 공격 쪽에 확실히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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