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으로 향하는 구미서 숨진 여아 생모
법정으로 향하는 구미서 숨진 여아 생모. 김천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22일 오전 11시 대구지법 김천지원 현사2단독(서청운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석씨는 검찰이 자신에게 적용한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사체 은닉 유기 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했다.

이날 첫 공판을 앞두고 법원 정문에서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 5명이 이른 아침부터 피켓, 입간판 등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방임은 살인행위입니다’, ‘법정 최고형’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한 회원은 협회 모임방으로 재판 준비 상황 등을 실시간 중계했다. 구미에서 온 한 회원은 정문 앞에 숨진 여아를 위한 밥상을 차려 놓기도 했다. 이 회원은 “아이가 살아 있을 때 따뜻한 밥 한 끼도 제대로 못 먹었을 것 같아 집에서 콩나물국을 끓여 왔다”고 설명했다.

오전 9시 30분 석씨가 탄 호송차가 정문 앞에 도착하자 회원들은 “법정 최고형”을 외치기도 했다.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수의를 입고 내린 석씨는 고개를 숙인 채 법정으로 향하는 통로로 들어갔다. 그는 취재진이 억울한 점이 있으면 말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법원 측은 지난 9일 석씨 딸 김모(22)씨 재판 때와 달리 혼잡을 피하려고 일반인 방청객(8명)을 온라인으로 미리 추첨했다. 이날 재판은 검사가 공소장을 낭독하고 피고인 측과 검찰이 입장을 밝히는 방식으로 10여분간 진행됐다.

석씨는 호송차에서 내릴 때와는 달리 법정에서 시종일관 고개를 든 채 검사와 재판부를 번갈아 쳐다보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아이 출산과 관련해 변호인이 입장을 밝히는 동안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방청석에는 석씨 남편과 큰딸 등 가족이 있었고 석씨는 퇴장하면서 이들과 눈을 마주치기도 했다.

석씨의 변호인인 서안교 변호사(국선)는 재판 뒤 취재진에 “출산하지 않았다고 피고인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겠다. 현재로서 함부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2차 공판은 오는 5월 11일 오후 4시 열릴 예정이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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