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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한국 시간)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필드에서 벌어진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5회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김하성. 알링턴(텍사스)|USA TODAY Sports연합뉴스

[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경기를 거듭하면서 매우 편안하게 게임을 풀어가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제이시 팅글러 감독은 11일(한국 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뽑은 김하성의 활약에 만점을 줬다. ”홈런외에 두 번의 공격도 좋았다. 몸에 맞는 볼과 볼넷을 골랐다. 홈런은 팀의 공격에 불꽃을 일으킨 계기가 됐다”며 “게임도 계속 치르면서 편안하게 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하성은 글로브 라이프필드에서 벌어진 텍사스 레인저스전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출장했다. 타격이 부진해 타순이 한 단계씩 내려갔다. 그러나 9번 타순에서 2-3으로 뒤진 5회 초 동점 홈런을 뽑으면서 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텍사스 선발 조던 라일스의 127km(79마일)짜리 몸쪽 변화구를 받아쳐 MLB 마수걸이 좌월 홈런을 장식했다. 타격 후 파울인지 페어인지를 지켜봤다. 김하성은 “처음에는 파울볼인 줄 알았다. 그러나 타구가 날아가면서 페어로 짐작해 홈런임을 알았다”고 했다.

3-3 동점포는 5회 말 텍사스 톱타자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의 균형을 깨는 홈런으로 의미가 퇴색되는 듯했다. 하지만 3-4로 뒤진 7회 1사 후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전날부터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한 트렌트 그리샴의 2점포로 샌디에고는 역전에 성공하면서 7-4로 이겨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김하성은 2타수 1안타(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타율(0.200)과 장타율(0.350)도 처음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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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터뜨린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덕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침묵 세리머니를 짐작하고 스스로 자축하고 있다. 알링턴(텍사스)|USA TODAY Sports연합뉴스

MLB도 9번 타순에서 2차례 출루해 홈런을 터뜨리고 득점에 성공하면 승산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김하성은 첫 홈런 소감에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팀 승리를 우선했다. 첫 홈런의 침묵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하기 때문에 조금 지나가면 동료들이 축하해줄 것으로 알았다”고 했다. 샌디에이고 기자도 팅글러 감독에게 “첫 홈런 침묵 세리머니를 잘 알고 있었다”면서 “김하성은 동료들이 좋아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고 언급했다.

홈런의 의미는 크다. 인터뷰에서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며 마음 고생이 있음을 드러냈다. 키움의 동료 선후배, 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 선배와도 통화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단계다”라고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샌디에이고 팅글러 감독이나 구단이 조급함을 갖지 않고 김하성을 꾸준히 기용하는데서 편안함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

마수걸이 홈런은 127km 변화구. 이제 153km(95마일) 이상의 빠른 볼을 스탠드에 꽂으면 된다. KBO리그에서 보여줬던 홈런 30개가 ‘플루크(Fluke)’가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니까.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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