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선
남유선. 제공 | 남유선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수영장에서 갚아나가겠다.”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종목이 열리고 있는 김천 실내스포츠수영장에선 8일 경영 일정이 모두 끝난 뒤 뜻 깊은 행사가 하나 열렸다. 한국 수영사 처음으로 올림픽 결승(A파이널)에 진출했던 남유선의 현역 은퇴 행사가 치러진 것이다. 대한수영연맹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알리고 그의 새 인생을 격려했다.

남유선은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서울대 재학 중이던 당시 여자 개인혼영 400m 예선에서 4분45초16을 기록, 전체 8위가 되면서 올림픽 수영 경영 결승에 오른 첫 한국 선수가 된 것이다. 결승에선 순위를 하나 더 끌어올려 7위로 마쳤다. 가원중 3학년이던 2000년 시드니 대회를 통해 올림픽 첫 무대를 밟았던 남유선은 ‘아테네 7위’ 이후에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참가해 물살을 갈랐다. 특히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는 31살의 나이에 여자 개인혼영 국제수영연맹 A기준기록을 당당히 통과, 자력으로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남유선_김천
남유선이 8일 김천실내수영장에서 현역 은퇴 행사를 치른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 | 남유선

남유선은 ‘공부하는 운동 선수’의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진학한 뒤 아테네 올림픽 결승 진출을 일궈낸 그는 이후 고려대 대학원에 진학, 운동생리학을 전공하면서 엘리트 선수 생활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에 이어 지난 7월 광주 대회까지 두 차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해설위원을 맡아 방송에서도 재능을 뽐냈다. 2017년엔 본지에 ‘남유선의 워터월드’ 시리즈를 연재하며 수영에 관한 자신의 여러 생각을 담아내기도 했다. 대한체육회 선수위원도 맡아 선수들의 권익 보호에도 앞장 섰다.

30년 가까이 지냈던 ‘물’과 작별하게 된 그는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수영을 하면서 받은 게 너무나 많다. 이제 수영장에서 잘 갚아나가도록 하겠다”며 지도자 등으로 수영 발전에 헌신할 것을 약속했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