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강형욱 훈련사 겸 보듬컴퍼니 대표가 일주일 만에 갑질 논란에 입장을 밝혔다.

24일 강형욱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에 55분짜리 영상을 올리고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아내 수잔 엘더 보듬컴퍼니 이사도 함께였다.

먼저 CCTV로 직원을 감시했다는 논란에 “감시의 용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강형욱은 “사람들과 용품이 있는 곳이라 언제나 누구든 들어와서 있을 수 있다. 저희 개들, 훈련사님들의 개들도 와있던 곳이기 때문에 CCTV는 꼭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무실을 처음 열 때 CCTV를 설치하지 않아 일하는 중간에 CCTV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일하는 중에 (CCTV를) 달려고 하니 그 때 직원들이 ‘우리 감시용이냐’라고 따진 거다. 딱 한 두 분 정도가 불만을 제기했던 건 사실”이라고 떠올렸다.

여성 직원 탈의실을 감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화면에 담긴 곳은 탈의실이 아니고 회의실”이라며 “우린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직업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의자에 누워서 일하지 말라’는 문자 내용에 대해 수잔 엘더는 “그건 제가 CCTV를 보고 한 말이 아니다”며 “직원분이 정말 그런 포즈로 영상 편집을 하고 계셨다. 저희가 외부인도 많이 오고 다른 직원들도 오는데 그런 근무 태도는 말을 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직원 동의 없이 사내 메신저를 감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수잔 엘더는 “저희도 처음에는 PC 카톡을 썼다. 회사 메신저 겸 이메일을 네이버에서 무료로 배포해 그걸 사용했다. 한참을 쓰다가 어느 날 유료 전환 공지가 와서 그때 우리가 너무 잘 쓰고 있어서 유료지만 쓰자고 해서 전환을 했다. 전환하니까 없었던 관리자 페이지가 생기고 들어가 보니까 감사 기능이 있더라. 직원들이 메신저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 무슨 요일에는 몇 MB를 사용했는지, 첨부 파일은 용량이 얼마나 되나 등 자세한 관리자 페이지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들여다보자 직원들이 생후 6개월인 자신의 아들을 조롱하고 성차별적 혐오 단어를 쓰는 것을 보고 눈이 뒤집혔다고 말했다. 수잔 엘더는 “‘슈돌’ 나간 거 가지고 ‘아들 앞에 세워서 돈 번다’고 하더라. 제가 잔소리하거나 업무 지시를 하면 ‘주운이 똥 안 싸고 뭐하니. 똥 싸야 네 엄마가 멈춘다’ 이런 식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눈이 뒤집혀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손을 놓을 수 없다. 허락 없이 본 거 맞고, 일요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밤을 새서 봤다”며 특정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혐오 표현들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 회사에서도 업무 시간에, 메신저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옆에 앉아 있는 성실한 남자 직원한테 ‘냄새가 난다’, ‘한남 XX 옆에 앉아야 한다’ 했다. 강형욱 대표도 조롱했다. 특정 직원이 그랬다. 4명 정도가 그랬는데 1명은 유료로 전환되기 전에 그만뒀다.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건 3명이었다”고 했다. 또한 “개인 간의 대화룰 훔쳐본 건 잘못이었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명절 선물로 배변 봉투에 스팸을 담아 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강형욱은 “물어보니 스팸을 좋아한다고 해서 스팸 선물세트를 샀는데 주문 실수로 대형 마트에서 파는 6개, 4개짜리 묶음 스팸이 왔다”고 말했다.

배변 봉투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비닐봉지였다며 “내가 줄을 세워서 봉투에 햄을 준 게 아니라 여러분들끼리 나눠 가져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가져갔는데 다른 직원들이 어떤 봉투를 썼는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반려견 레오를 방치하는 등 학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레오가 많이 아팠다”며 “숨 쉬면서 대소변이 그냥 나오는 상태였다. 레오가 뙤약볕에 누워 오물에 범벅이 된 모습은 나도 몇 번 봤다. 그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레오 곁에 있었어야 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 친구가 못 걷기 때문에 어디에 얼굴이 처박혀서 있을 때도 있고 계단 아래로 떨어질 때도 있고 위험했다. 그래서 판단을 한 게 회사에 데리고 와서 돌보자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강형욱은 레오를 시간이 날 때마다 돌봤으며 수의사와 몇 개월에 걸쳐 안락사 논의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회사에서 레오를 안락사시켰다. 그때 당시에 출근했던 직원 분들도 같이 인사했다. 그 분들도 레오와 함께 한 시간이 있으니까. 잘 가라고 인사해주고 쓰다듬어 주고 안락사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훈련비를 입금하지 않은 견주의 반려견에게 사료를 주지 않았다는 의혹에는 “보듬컴퍼니는 위탁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우리 회사의 프로그램을 아예 모르는 분이 한 얘기인 것 같다”고 밝혔다.

‘월급으로 9,670원을 받았다’는 전 직원의 폭로에 대해 수잔 엘더는 “그분은 약간의 기본급에 발생시킨 매출의 일정 부분을 인센티브로 받는 사업자 계약을 한 분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그분이 근무한 날까지의 매출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드려야 하나, 9월 말까지 기다렸다가 환불 내역을 차감해서 인센티브 계산을 해드려야 하나 딜레마가 있었고, 협의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9,670원을 받고 화가 난 해당 직원은 ‘퇴직금도 받아야겠다’고 요구했으며, 변호사에게 자문을 받은 결과 퇴직금을 주는 것이 맞는다는 결론이 나서 인센티브와 퇴직금, 연차수당까지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질문자는 “상대방 입장에서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내가 열심히 판 물건이 반품됐는지 인지 못 했을 가능성도 있고, 그 와중에 통장을 열어봤을 때 9,670원이 찍혔으면 어떤 기분이 들겠나”고 물었다.

그 말에 수잔 엘더는 “제가 그때 당시에는 차마 생각을 못 했는데 지금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화가 많이 나셨을 것 같다”며 “기회가 된다면 혹시 그분께서 원하신다면 따로 만나거나 연락을 드려서 사과드릴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그 밖에도 강형욱은 개 목줄을 던지거나 ‘벌레’ 등 폭언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강형욱은 훈련사들을 떠올리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무시당하는 훈련사가 아니라 존중받는 훈련사로 생활할 수 있게 도와주려고 노력했는데 제가 미숙했던 것 같다”며 “그들이 사회에 나가 정말 멋진 훈련사로 생활했으면 좋겠고, 실제로도 능력이 좋은 훈련사다. 보듬 훈련소에 있었다면 능력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또한 대표로서의 강형욱은 사라지며 자신이 교육센터를 더는 운영하지 않을 것을 밝혔다. 강형욱은 “저는 훈련사로서는 모르겠지만 그리 좋은 대표는 아니었다. 어떤 이유든간에 이런 모습 보여드려서 죄송하다. 훌륭한 훈련사, 직원이 많았다. 사실 그들 모두 이런 얘기를 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분들에게 이런 모습 보여드려서 죄송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정말 많은 억측과 비방들이 있으며 많은 허위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멋진 직원과 훌륭한 훈련사들이 계셨던, 제가 일했던 곳을 억측하고 비난하는 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그만 멈춰달라”며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ha93@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