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갑자기 뜨거워진 시간. 서울과 수도권이 달아오른다. 멀리 가고 싶은 마음에 떠오르는 곳, 바로 제주도. 친구의 말이 들뜨게 만든다.

“제주는 애월, 중문, 서귀포, 함덕, 김녕 아니고도 유명하진 않지만, 볼 게 너무 많은 곳이야.”

어디일까? 친구가 지도를 꺼내 안내한다. 단순하지만 세련된 디자인의 제주공항 인근의 S호텔을 거점(?)으로 여기저기 지도에 금을 긋는다. 친구 따라 찾은 곳은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한번 가면 다시 오게끔 만드는 마력의 장소다.

파불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는 물론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백남준과 쿠사마 아요이의 작품이 즐비한 본태박물관을 비롯해 낮고 따뜻한 그러면서 부드러운 모래와 물길이 여인들과 어린이들의 발을 유혹하는 세화해수욕장 등 매혹스러운 장소들이 제주에 널려 있다.

1박 2일의 일정, 짧은 시간 속에 추억과 행복을 가득 넣고 서울로 돌아올 제주의 숨은 명소를 소개한다.

◇ S호텔 제주 아일랜드

추천받은 숙소는 제주공항 가까이에 있는 S호텔 제주 아일랜드다. S는 영어단어 ‘Short’의 약자로 호텔의 지향성을 상징한다. 셀프 체크인, 셀프 체크아웃 등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시스템을 단순화 했다.

또한 편안함을 우선시하며 방 구조를 꾸몄다. 특히 방마다 커다란 탁자를 설치해 여러 사람이 모여 즐길 수 있게 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한라산의 라인이 훤히 보이는 것도 장점이고, 코앞에서 제주공항을 이용하는 산더미 같은 비행기들의 이착륙을 눈으로 보는 것도 매력이다.

◇ 본태박물관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 달리, 레제, 보테로 등을 볼 수 있다면, 그리고 21세기를 대표하는 설치미술가이자 조각가 백남준과 쿠사마 야요이를 한 번에 볼 수 있다면? 그것은 행운이다. 그런 행운이 본태박물관에 있다.

2012년에 개관한 본태박물관은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박물관으로 한국전통공예, 현대미술품, 현대건축물 관련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본태박물관은 ‘本態, 본래의 모습’이라는 이름의 뜻 그대로 오랜 세월의 흔적에 가려져 있던 예술품 본연의 모습을 탐색하기 위해 만들었다. 박물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또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예술 애호가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곳이다. 특히 현대미술을 다루는 2전시관은 백남준을 비롯해 쿠사마 야요이, 로버트 인디애나, 줄리안 오피, 피카소, 달리 등 다수 작가의 작품과 안도 다다오 명상의 방을 만나볼 수 있다.

안도 다다오의 “현대미술을 보고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마음속에 잘 모르겠다는 그 생각이 남아 있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처럼 본태박물관은 색다른 공간 속에서 나만의 시선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한국에서 몇 안 되는 곳이다.

◇ 논짓물 해변

서귀포시 하예동에 있는 논짓물 해변은 용천수가 바다로 흘러나가며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 만들어진 천연 해수욕장이다. 깊지 않아 민물과 바닷물에서 번갈아 가며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많은 양의 민물이 해안과 너무 가까운 곳에서 솟아나 농업용수나 식수로 사용할 수 없어서, 물을 그냥 버린다(논다)는 의미로 ‘논짓물’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둑을 막아 풀장과 샤워장을 만들어 여름 물놀이 장소로 인기가 좋다. 여름에는 ‘예래생태마을체험축제’가 열려, 맨손으로 넙치를 잡는 등 다양하고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인근에는 영화 ‘마녀’를 촬영한 카페들이 줄지어 있어 ‘마녀의 언덕’으로 불리며 젊은 커플들을 유혹하고 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탓에 제주 보름살이, 한달살이를 할 수 있는 가옥들이 다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 세화해수욕장

제주올레 20코스를 걷다 보면 세화민속 5일장과 해녀박물관 사이에 작은 해변 하나를 만날 수 있다. 구좌읍 세화리에 있는 세화해수욕장은 눈이 시리게 맑고 파란 바다를 선사하는 곳이다.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하얀 모래와 검은 현무암이 에메랄드빛 바다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세화해수욕장은 함덕, 김녕해수욕장에 비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최근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바다가 얕고 넓게 펼쳐져 있어 어린이와 여성이 해수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바다에서 솟아 나오는 민물인 용천수를 담은 다정이 유명하다. 커다란 용암 바위로 에워싸여 있어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놀기에 ‘딱’인 곳이다.

◇ 비자림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비자림은 500년부터 1000년까지 엄청난 수령을 자랑하는 비자나무들이 자생하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장소다. 벼락 맞은 나무부터 긴 세월이 느껴지는 아름드리나무까지 다양한 비자나무를 만날 수 있다.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하늘을 볼 수 없음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나무들 천지다.

비자나무 외에도 단풍나무, 후박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숲을 메우고 있어 산책로로써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숲 입구부터 퍼져 나오는 여러 나무의 향기 때문에 1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맨발 걷기가 유행인 요즘, 피톤치드를 머금은 상쾌한 산책길을 따라 연인과 속삭이며 걷는 것은 최고의 행복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비자림에는 풍란, 콩짜개란, 비자란 등 희귀난과 식물이 자생하고 있어서 울창한 숲이 주는 웅장함 외에도 아기자기한 모습도 즐길 수 있다.

◇ 제주국제관광 마라톤축제

지난 19일에는 제주시 구좌읍 공설운동장에서 ‘제28회 제주국제관광 마라톤축제’가 열렸다. 연혁답게 수많은 참가 선수가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참가자 중 10%는 외국인으로 중국을 비롯해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등 전세계 각지에서 제주를 찾았다. 해마다 참가인원은 물론 외국인의 숫자가 증가중이다.

마라톤축제를 주관한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외국인의 참가가 늘고 있다. 제주가 좋아 제주를 찾은 외국인들이 마라톤을 통해 제주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제주관광여행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고 말했다. 5km, 10km 코스를 빠짐없이 완주한 참가자들, 제주의 현주소이자 미래를 보는 듯한 축제다.

이처럼 보석처럼 빛나는 숨은 해수욕장부터 현대예술의 총아까지, 제주는 볼 것이 너무 많은 곳이다. rainbow@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