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경제규모, 세계 3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서 미래 성장 방안 모색
■인도, 2030년 승용차 수요 500만대로 급증, EV시장 확대 전망
■현대차, 내년 100만대 생산체제 구축, 기아 포함 총 150만대 생산 능력 확보
■EV 현지 생산 및 라인업 확대, 생태계 조성 등 EV 시장 선점 위한 전동화 본격화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발걸음이 인도로 향하고 있다. 지난 8월에 이어 최근 다시 인도를 방문했다. 현지의 미래 성장전략을 점검하고 직원과 직접 소통했다.
그만큼 세계적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지난해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내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4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도는 모빌리티 주요 거점으로도 주목받는다. 지난해 인도 자동차시장 규모는 500만대다. 중국, 미국에 이어 견고한 3위다. 승용차 시장은 410만대 규모로, 오는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전기차 시장도 확대중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150만대 생산 체제 구축, 전기차 라인업 확대 및 전동화 생태계 조성, SUV 리더십 강화, 인도 문화를 고려한 사회적 책임 활동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인도의 중추적 모빌리티 기업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
현대차그룹은 우선 생산능력을 확충한다. 현대차는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에 위치한 푸네(Pune)에 20만대 이상 규모의 신공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아도 올해 상반기에는 생산능력이 43만1000대로 확대된다.
내년 하반기 푸네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는 첸나이공장(82만4000대)과 푸네공장을 주축으로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기아까지 합하면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 약 1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인도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전동화도 본격화한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인도 첫 현지생산 전기차를 선보이며, 인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본격적으로 대응한다. 올해 말 첸나이공장에서 SUV 전기차 양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차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2030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85개까지 확대한다.
기아도 2025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도 병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사회적 책임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2006년 인도권역 사회책임 재단인 HMIF(Hyundai Motor India Foundation)를 설립해 인도 진출 이후 사회적 책임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왔다.
대표적으로 숲·수자원 보호를 위해 나무 8만 그루를 심고, 공장 노후 물품들을 책걸상으로, 지역사회 쓰레기를 바이오가스와 전기로 업사이클링 해 기부하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이동식 진료소, 이동식 과학도서관 운영, 인도공립직업학교 지원, 장애인 인식 개선 등의 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 폐기물의 유해성을 알리고, 식목을 통해 황무지를 복원하는 프로젝트와 함께 인도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정의선 회장, 현대차 인도권역 직원들과 타운홀미팅
정의선 회장의 타운홀미팅은 인도 전 지역 직원으로부터 취합한 질문과 현장 즉석 질문들로 진행됐다. 약 3,000명의 직원이 함께했다. 질문이 쏟아지며 1시간으로 예정한 시간은 30분 이상 연장됐다.
정의선 회장은 타운홀미팅을 직접 제안한 이유에 대해 “인도권역에서 매우 과감하고 대담하게 추진중인 여러가지 사업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열심히 노력해 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접 만나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이뤄낸 성공요인에 대한 질문에는 인도 고객들의 신뢰와 현지 직원들의 헌신, 현대차의 기술력 등을 꼽았다. 이어 현대차그룹에서 인도권역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서도 밝혔다.
현지 직원들은 현대차의 인도 전기차 사업 방향성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정의선 회장은 “인도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 개발과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통해서 전동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면서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는 2030년까지 인도의 클린 모빌리티를 선도할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사업과 리더십에 영향을 깊이 준 책을 묻는 질문에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도서와 고객을 강조하는 세계적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교수의 저서들을 권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는 뛰어난 리더임과 동시에 엔지니어라고 소개하는 한편, “피터 드러커 교수는 고객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며 “우리도 항상 고객에 집중하고, 고객으로부터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현대차가 인도시장에 진출한 이후 28년간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현대차는 인도 자동차산업 역사상 최단기간인 판매 5년(2004년)만에 50만대를 돌파하며 인도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고, 2007년 100만대, 2017년 500만대를 거쳐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 824만대를 기록했다.
기아도 2019년 첫 판매 이후 SUV 경쟁력을 필두로 단기간에 연간 2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메이커로 성장했다.
올해는 3월까지 양사 판매 합계 22만6천대 기록하며 전년 동기 22만2천대보다 1.5%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지난해 실적인 85만7,111대보다 3.9% 증가한 89만2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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