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염혜선이 집중하자 정관장이 비상하기 시작했다.

최근 V리그 여자부에서 흐름이 가장 좋은 팀은 정관장이다. 최근 4연승을 달리는데 이 기간 승점 12를 싹쓸이했다. 지난 경기에서는 5라운드 전승을 기록하던 흥국생명을 격파했다. 5라운드에 현대건설을 이긴 게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결과다.

후반기 상승세로 정관장은 3위 굳히기에 나섰다. 53점으로 4위 GS칼텍스(48점)에 5점 앞선다. 6라운드 마지막 맞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준플레이오프조차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준플레이오프는 3위와 4위의 승점 차가 3점 이하일 때만 열린다. 지금 차이면 정관장은 곧바로 정규리그 2위와 봄배구를 할 수 있다. 2016~2017시즌 이후 무려 7년 만의 대전에 ‘봄기운’이 찾아왔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베테랑 세터 염혜선이 있다. 염혜선은 지난 5라운드에 세트당 12.5회의 세트를 성공시키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흥국생명전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 세터가 계속 바뀌던 것과 비교됐다.

수치로만 볼 수 없는 경기력도 좋다.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와 아웃사이드 히터 지아, 이소영을 고르게 활용하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최근에는 특히 지아의 예리하고 빠른 백어택을 유도하는 플레이가 빛난다. 여기에 정호영을 이용하는 속공, 박은진을 쓰는 이동 공격까지 패턴이 다양하다. 좋은 자원을 ‘골라 쓰는’ 세터의 선택이 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관장이 고전하던 전반기까지만 해도 염혜선은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쉬운 토스를 실패하거나 허무한 범실로 흐름을 끊는 경우도 많았다. 베테랑 세터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팀도 흔들렸다. 3라운드 종료 시점에 정관장은 3위 GS칼텍스에 10점이나 뒤진 5위에 머물렀다. 염혜선을 더 부담스럽게 만드는 결과였다.

이제 다르다. 염혜선은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팀의 4강을 이끌던 세터다운 모습을 시즌 막바지에 재현하고 있다. 대부분의 팀이 ‘세터 리스크’를 안고 있는 가운데 정관장은 염혜선을 믿고 경기에 들어간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도 “혜선이가 정말 잘해준다. 그래서 우리가 성적도 좋아지는 것”이라며 화색 할 정도다.

이유 있는 변화다. 고 감독은 “혜선이가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자신이 불안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야간 훈련을 빠지지 않고 한다. 그러면서 정신력도 달라지고 집중력도 좋아진 것 같다. 그렇게 해서 경기가 잘 풀리니 본인도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베테랑이 이렇게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주니 고마운 마음”이라며 염혜선을 칭찬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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