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펜싱코리아’ 위상은 아시안게임(AG)에서도 반짝반짝 빛났다. 한국 펜싱 여자 에뻬 대표팀 간판 최인정(33·계룡시청)이 AG 2전 3기 만에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AG에 첫 출전한 송세라(30·부산시청)도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펜싱은 24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펜싱 에뻬 여자부 경기에서 결승전 피스트를 독식했다. 준결승에서 송세라와 최인정이 모두 승리를 따내 한국 선수끼리 금·은메달을 나눠 갖는 상황을 만들었다.

펜싱강국이어서 ‘펜싱 코리아’라는 별칭을 가진 한국은 2002년 부산에서 열린 AG에서 김희정과 현희가 금·은을 독식한 이후 21년 만에 ‘집안 결승 맞대결’을 펼쳤다. 누가 우승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

실제로 결승전은 엎치락뒤치락 일진일퇴 공방을 거듭했다. 1피어리드에서는 송세라가 선취득점하면 최인정이 따라가는 흐름 속 2-2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호흡을 고른 2피어리드에서는 AG 경험이 있는 최인정이 선취점을 올렸지만 이내 따라잡혀 송세라쪽으로 흐름이 넘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2014년 인천대회 때부터 3회 연속 AG 무대를 밟은 최인정의 경험이 한 수 위였다.

4-5로 뒤진 채 끝날 듯한 2피어리드에서 동점을 만든 최인정은 3피어리드 시작 후 선취점을 뽑아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일진일퇴 공방을 거듭해 승부를 가리지 못한 이들은 서든데스 형태로 치른 연장에서 겨우 승부를 가렸다.

반박자 빠른 공격으로 기습한 최인정이 9-8 한점 차 승리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최인정은 인천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2회 연속 동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냈다. 송세라는 준결승에서 아시아랭킹 1위인 비비안 콩(홍콩)을 15-11로 제압하는 등 ‘월드 펜서’ 면모를 뽐냈지만, 마지막 순간 대표팀 ‘언니’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금·은메달을 나눠가진 이들은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단체전 은메달, 2022년 카이로 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최강팀 일원이다. 송세라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걸며 ‘미녀 펜서’로 팬덤을 형성한 인물이기도 하다.

첫판에서 금·은 메달을 나눠 가지며 산뜻하게 출발한 한국 펜싱은 무더기 금맥을 캘 동력을 얻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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