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이 상륙하며 야구 경기가 열릴지 미정이다. 프로야구 진행도 문제지만, 다들 태풍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여튼 지난주 프로야구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이른 시점이다.

올시즌 개막에 앞서 큰 우려가 있었고 비관적 예상도 많았다. 과연 누가 경기장을 찾을지에 대한 의문 섞인 기사도 쏟아졌다. 그럼에도 나는 당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흥행요소가 분명 보였다. 우선 프로다운 프로를 거친 젊은 감독들의 포진이다. 강인권, 최원호, 이승엽, 박진만 등등. 나는 그들의 성향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지기 싫어하며, 무엇보다 프로의 위기의식을 가진 인물들이다.

기대했던 것처럼 올해 포기하는 경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144경기에서 대개 시즌 중반이 넘어가면 느슨해진다. 순위가 대충 결정나면 하위팀은 훅 떨어진다.

그러나 올해는 매경기가 패넌트레이스가 아닌 토너먼트 같다. 관중이 좋아할 만하다. 오늘 져도 내일 경기에 대한 희망이 있다. 연패를 당하면 연승을 노린다.

그만큼 물고 물린다. 두산의 11연승, 롯데의 9연승, 그리고 한화의 8연승까지.

프로야구 역사에서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독주가 없다. 선두권이 경합도 치열하지만 중간까지는 물고 물려있다. 매경기 접전이기에 팬들의 집중력도 떨어지지 않는다.

사실 WBC를 보면서, 그리고 MLB를 보면서 KBO리그 수준을 걱정했다. 하지만 예를 들어보자. 덴마크 축구리그의 수준이 세계수준이 떨어진다고 해도, 덴마크 팬들은 자국리그를 본다.

세계무대와 자국리그의 재미 관점은 또 다르기에 그렇다. 자본주의하에서 투자가 많으면 수준은 올라가지만 모든 리그가 MLB처럼 할 수도 없다. 리그만의 특징으로 재미를 선물할 수 있다.

KBO리그 역시 치고박고 승부를 겨루는 것에서, 이젠 스토리가 가미되고 있다. 마치 실황 공연을 보는 듯한 흥미 포인트다. 이기면 이기는 대로, 지면 지는대로의 부분적 재미가 있다. 리그 열기가 유지되는 이유다. 위기에 빠질뻔한 KBO리그를 건져낸 배경이다.

그렇다고 마냥 웃으면 안된다. 프로스포츠는 정신줄을 또 놓는 순간 언제든 암흑기가 찾아온다.

최고점에 다다를수록 더 실력을 키우고 강해져야 한다. 감독과 코치, 지도자들은 전력을 다해 팀을 이끌고 그라운드의 선수들은 더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해야 한다.

행여 또 사고치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 사람의 일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구에 진심일수록 사고가 발생한 여지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프로 유니폼을 입은만큼 이 순간만큼은 야구에 진심을 다하자. 야구의 흥행이라는 것도 야구에 진심인 사람이 많아야 비로소 따라오는 것이다.

저니맨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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