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이커머스 시장의 선발주자였던 컬리가 올해도 뚜렷한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컬리는 ‘마이컬리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지만, 이조차 본질적인 성장동력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나친 상업적 변모는 충성고객마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평가마저 따른다. ‘앱테크’(앱+재테크) 트렌드 속에서 이를 통해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하겠다는 컬리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최근 금융권, 포털, 모빌리티 등 업계에서는 토스, 캐시워크와 같은 앱테크 서비스로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늘려가고 있다. 앱테크 서비스로 사용자들을 앱 내에서 장시간 체류하게 하고,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려는 마케팅이다. 이들은 간단한 클릭, 걷기 등으로 혜택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사용을 확장하고 있다.

일례로 ‘캐시워크’는 돈 버는 만보기라는 콘셉트로 걸음 수로 캐시를 모아 실제 상품과 교환할 수 있다. ‘토스’도 걸음 수, 페이지 방문, 행운복권 등으로 앱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컬리도 지난 1일 앱테크 게임 서비스 ‘마이컬리팜’을 출시했다. 컬리 관계자는 “최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하게 재테크를 할 수 있는 ‘앱테크’가 주목받고 있다”며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간단한 활동만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마이컬리팜’은 가상의 테라스에 있는 화분에 작물을 키우면 그 작물을 실제 컬리를 통해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별도의 앱 다운로드 없이 컬리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컬리 측은 “구매 유도 요소를 없앤 데다 상점을 통해 다 키운 작물을 직접 받거나 타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게 해 고객 참여를 높였다”며 “고객들이 직접 매일의 재미를 느끼며 혜택도 받을 수 있는 ‘마이컬리팜’을 통해 더 자주 컬리를 방문하고 이용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게임을 진행하면 원하는 작물 2개를 고를 수 있다. 종류는 토마토, 양파, 오이, 아보카도 네 가지다. 또 친구 초대 기능으로 작물 개수를 늘릴 수 있다. 일정 시간마다 물을 주면 작물이 자라나게 돼 있다. 그렇게 키운 작물을 수확해 진짜 농작물과 교환하거나 다른 상품으로 교환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교환구매 상품은 생수, 비빔면 등이 있다.

이 같은 컬리 앱 내의 ‘앱테크’는 신선한 시도이기도 하면서 ‘앱 내 체류시간’을 장시간으로 늘려 이를 ‘구매전환’으로 이어가려는 마케팅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마이컬리팜’ 출시는 색다른 시도라기보단 결국 컬리가 고질적인 적자를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것이다”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컬리는 왜 식품 플랫폼에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해 적자를 탈출하려 했을까.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이 아닌 컬리의 본질을 지키고 식품·서비스 부분에서 이를 보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컬리는 이커머스 시장 출범 당시 ‘프리미엄 식품’과 ‘익일배송’으로 충성 고객들을 모았다. 최근엔 쿠팡, SSG닷컴, 위메프 등 익일배송 플랫폼들이 넘쳐나지만 컬리가 익일배송을 시작했을 당시 컬리는 유일한 콜드체인 익일배송 플랫폼이었다.

그렇게 컬리는 업계 최초 익일배송 서비스로 충성 고객들을 모으며 매출 안정화에 접어드는 듯했다. 하지만 포화상태가 된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업계 1위라는 컬리의 영광은 다른 경쟁 플랫폼에 밀리며 제자리걸음 수준에 머물렀다.

고질적인 적자 구조를 탈피하지 못한 컬리는 2014년 창사 이래 지난해까지도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컬리가 신사업으로 ‘뷰티컬리’를 출시했지만 이마저도 아직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형국이다.

결국 컬리는 적자 탈출구로 ‘모바일 게임’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자칫 컬리의 충성 고객들이 남아있는 이유인 ‘프리미엄’이라는 정체성 훼손 우려를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적자 탈출에 나선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팜컬리’ 출시에 “앱 내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과도하게 상업적으로 변모될 시 남아있는 고객들마저 등을 돌릴 수 있다”라며 “앞으로 컬리는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고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gyuri@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