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양곡관리법 개정을 대신해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 을 펼치자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으로 논란이 된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송구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자신의 본의가 왜곡됐다며 날을 세우다가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한층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조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로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진위, 경위가 어찌 됐든 어려움을 가중시킨 것이 되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그 발언은 월요일(3일)에 있던 회의에서 개진됐던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해명했다.

앞서 조 의원은 5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이게 과연 농업의 미래하고 관련이 있나”라고 비판하더니, 뜻밖에 “밥 한공기를 다 먹자”는 ‘아스트랄한’ 캠페인으로 돌진했다.

조 의원은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 아니냐. 그렇다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우리(특위)가 논의한 것”이라며 “여성분들 같은 경우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칼로리가 낮지 않나.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 나간다든가 어떤 국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장 초과 생산된 쌀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을 구제할 방안을 묻는 질문에 다이어트하는 여성들이 밥을 많이 먹어 쌀소비를 늘려야 한다는 답을 한 셈.

여당 최고위원씩이나 되는 인사의 ‘뜬구름’ 잡는 소리에 당장 비판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은 “이렇게 시대착오적인 대안을 가볍게 이야기하는 것은 같은 당이지만 한번쯤 이 무거움을 돌아봐야 할 것같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도 “먹방으로 정치할 거면 쯔양(먹방 유튜브)이 당대표 하는게 낫지 않겠냐”고 쓴소리를 했고, 김기현 당대표도 “그게(밥 한공기 다 먹기) 무슨 대책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꾼들은 “밥 한 그릇 안 비우면 압색온다드라” “초등학교 학급회의도 아니고” “국회의원들 급여부터 쌀로 주자” “왜 밥 3공기 먹으면 무궁화훈장을 주지”라는 반응이었다.

앞서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은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법률안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시장의 쌀 소비량과 관계없이 남는 쌀을 정부가 막대한 혈세를 들여 모두 사들여야 한다는, 남는 쌀 강제 매수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수진 최고위원은 국민일보,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지난 2020년 미래통합당 비례대표로 제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미래한국당 대변인을 맡았다. 지난달 국민의힘 민생119 위원장에 임명됐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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