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언제나 '필요할 때 한 방'은 중요하다. 4번 타자의 힘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2023시즌 KBO리그 10개 구단의 4번 타자는 누구일까.

4번은 타선의 중심이다. 앞서고 있을 때 달아나는 대포, 뒤지고 있을 때 역전을 일구는 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 ‘해결사’다. 팀의 간판들이 배치된다.

‘디펜딩 챔피언’ SSG는 한유섬이 버틴다. 지난해 4번 타자로만 424타석을 소화했다. 21홈런으로 2021년 31홈런 대비 줄어들기는 했으나 그래도 리그 공동 9위다. 시범경기에서는 아직 홈런이 없다. 그러나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

키움은 외국인 타자 애디슨 러셀이 맡는다. 4번 타자형 선수는 아니다. 빅리그 통산 장타율도 0.392에 불과하다. 그러나 키움은 소위 ‘거포’로 꼽히는 타자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 ‘4번 러셀’이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벌크업을 통해 파워를 늘리고, 배트 무게를 줄였다. 장타를 기대할 수 있다.

LG는 김현수가 유력해 보인다. 광활한 잠실이기에 중장거리 타자들이 ‘연타’로 터지는 것이 최선. 그렇다고 김현수가 파워가 없는 선수도 아니다. 지난해 23홈런을 쳤다. 리그 공동 5위다. 정확도와 파워를 겸비한 타자. 4번의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

KT는 ‘홈런왕’ 박병호가 있다. 지난해 35홈런으로 리그 홈런왕에 다시 등극했다. 이승엽(5회)을 넘어 '역대 최다 홈런왕'이라는 타이틀까지 품었다. 리그 유일의 30홈런 타자다.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다. 2023년에도 4번은 박병호의 몫이다.

KIA는 나성범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 OPS 0.910을 생산했다. 팀 내에서 가장 4번에 어울리는 타자다. 종아리 근육 문제로 인해 시범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4번으로 손색이 없다.

NC는 신입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이다. 작년 트리플A에서 타율 0.285, 32홈런 107타점, OPS 0.938을 생산했다. 시범경기에서는 부진한 상태. 그러나 지금 성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 적응기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법이다.

삼성은 ‘모범 FA’ 오재일이다. 지난 2년간 25홈런-21홈런을 쳤다. 타점도 97개-94개. 삼성의 거포 갈증을 말끔히 씻었다. 2021년 팀이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도 했다. 올시즌도 타순 네 번째에는 오재일의 이름이 들어간다.

이대호가 떠난 롯데는 한동희가 ‘후계자’로 나선다. 지난해 타율 0.307, 14홈런, OPS 0.817을 올렸다. 2020~2021년 2년 연속 17홈런을 쳤다. 아직 20홈런 시즌은 없다. 이대호가 없기에 한동희가 4번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아줄 필요가 있다.

두산은 김재환에게 기대를 건다. 지난 시즌 23홈런을 쳤다. 대신 타율 0.248, 장타율 0.460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더 많은 기록을 만들 수 있는 타자다. 시범경기에서 홈런 1개, 장타율 0.720을 기록중이다. 김재환이 30홈런 이상 날려준다면 이승엽 감독도 웃을 수 있다.

한화는 노시환이 보인다. 스스로 “지난 시즌은 실패”라 했다. 단 6홈런. 2021년 18홈런의 ⅓이다. 비시즌 독하게 준비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407, 3홈런으로 펄펄 날고 있다. 장타율이 0.815다. 정규시즌에도 이런 모습이라면 한화도 높은 곳을 바라보기 충분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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