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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KBO리그 시범경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참패 아쉬움을 뒤로하고 열띤 응원을 보내는 팬들 앞에서 각팀 선수도 스프링캠프 성과를 점검하고, 개막 엔트리 진입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시범경기는 중반까지 스프링캠프의 연장선으로 봐야한다. 코치진은 젊은 선수들이 실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베테랑들도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장으로 활용한다. 시범경기 후반으로 접어들면 일종의 ‘개막 모드’로 전환해 투수와 타자 모두 경기력을 더 끌어올린다. 개막 시리즈를 100%로 치러야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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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으로 접근하면, 21일까지는 일종의 실전적응 훈련으로 볼 법하다. 투수들은 구속을 끌어 올리고, 변화구를 가다듬는 등의 과정을 지나고 있다. 타자 역시 빠른 공에 대응하면서 변화구 타이밍을 점검하는 시기로 활용한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잠자던 실전 세포가 깨어나고, 비로소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것을 실감한다. 매년 반복하는 과정이지만, 올해는 WBC 탓에 여러의미로 어수선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더러 어이없는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 투구를 하다 넘어지거나, 포구, 송구 실책을 한다. 물론 호수비도 있지만, 과연 호수비로 비칠 만한 타구였는지를 판단하는 것 또한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실수는 할 수 있지만, 당연히 해야 할 것을 못하는 모습이 잦아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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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는 기본적으로 완벽함을 추구해야 한다. 아마추어 선수 혹은 야구팬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플레이를 당연히 해야하는 위치다. 특히 1군 무대는 각 팀에서 가장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뛰는 곳이다. 성장을 위한 무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제구를 갖추지 못한 투수가 맹목적인 몸쪽 승부를 고집하다 상대 타자를 맞히거나, 시험삼아 다른 포지션에 출전하는 등의 실험은 퓨처스 레벨에서 하는 게 맞다.
KBO리그는 퓨처스 시범경기가 없다. 1군에서 많은 자원을 활용하다보니 경기를 치를 인원 성립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여력이 되는 팀끼리 평가전 형태로 경기를 치른다. 일부 1군 주축 선수가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개막을 준비하기 위해 퓨처스 평가전에 출전하는 경우도 있다. 어쩐지 앞뒤가 맞지 않은 운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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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도 엄연한 리그 일정이다. 2016년부터는 주말에 열리는 시범경기도 유료로 치른다. 젊은 선수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비용과 시간을 지출하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는 기본이다. 공유할 추억을 만들어주는 건 프로야구 선수들의 의무다. 제구 난조, 수비 실책, 본헤드 플레이 등을 보기 위해 비용과 시간을 투자할 팬은 없다. 팬에게는 시범이지만 선수에게 시범이어서는 안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WBC 참패 뒤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리그 경쟁력을 담보해야 국제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 퓨처스리그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한 대책도 포함해야 한다. 1군 무대가 누구나 쉽게 밟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을 형성해야 육성도 체계화할 수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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