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논란 시중은행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
21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 영업점에 대출금리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최근 정부와 여론의 ‘돈 잔치’ 비판을 받고 있는 은행권이 몸을 낮추고 태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앞다퉈 가산금리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늘리면서 대출금리 자진 인하 경쟁에 돌입했다.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공적 역할 강화 주문에 대출차주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p 인하한다. 주택담보대출은 신잔액 코픽스(COFIX) 기준 최대 0.35%p, 전세대출은 신잔액 코픽스 기준으로 최대 0.55%p 낮춘다. 현재 KB국민은행의 신잔액 코픽스 6개월 기준 변동금리 주담대는 연 4.96~6.36%, 전세대출(KB전세금안심대출) 금리는 연 4.63~6.03% 수준이다. 이날 금리에 대출금리 인하분을 적용하면 신잔액 코픽스 6개월 변동형 주담대는 4.66~6.06%로 금리가 낮아진다. 아울러 KB전세금안심대출 금리는 4.13~5.53%로 내려간다.

우리은행도 우대금리를 확대해 주담대 금리를 내렸다. 신잔액 코픽스 6개월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0.45%p 내려가 연 5.46~6.26%로 적용된다. 5년 변동금리는 0.20%p 내려가 5.09~6.09%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를 최대 0.70%p 인하한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각각 최저 연 4.286%, 4.547%로 낮아졌다. 신용대출 최대 한도는 2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최대 한도도 기존 2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NH농협, 신한, 하나은행 등은 대출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이 내린 금리가 신한은행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일부 상품은 낮은 상황”이라며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어 다각도로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상품별로 금리 수준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금리인하 배경에는 은행의 공적 역할을 주문한 정부의 강한 압박과 여론의 비난이 자리해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을 사실상 ‘공공재’로 규정하고 은행의 ‘돈 잔치’를 강하게 질타한 뒤 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은행권은 지난 15일 사회공헌 재원 7800억원을 확보해 3년간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취약층 등에 풀겠다는 내용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년 후 금송아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 손에 물 한 모금을 달라는 니즈가 있는 것”이라며 고금리로 고통을 겪는 대출차주 지원을 우회적으로 주문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나선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고객들의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사회공헌 프로젝트, 대출금리 인하 외에 뭘 더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shhong082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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